코스피, 전장 대비 0.26% 상승 … 코스닥 1%대 강세국고채 금리, 일제히 올라 … 원·달러 환율도 5.4원↑미 관세 정책 경계감 여전 … “최악 시 2300대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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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뉴욕 증시의 폭락세 진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협상 기대감으로 간만에 상승 마감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유럽까지 미국에 대항하는 최악의 경우가 현실화하면 코스피 지수는 2300대를 이탈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2328.20)보다 6.03포인트(0.26%) 상승한 2334.2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7.15포인트(1.10%) 오른 658.45로 장을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601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423억원, 897억원을 순매도했다. 거래량은 5억4825만주, 거래대금은 8조909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채권 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전일 대비 0.8bp(1bp=0.01%포인트) 상승한 2.413%로 마감했다.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1.7bp, 3.8bp 오른 2.508%, 2.686%로 장을 마쳤다. 장기물인 20년, 30년, 5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4.1bp, 3.8bp, 3.3bp씩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관세전쟁 우려로 원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며 전날(1467.8원)보다 5.4원 오른 1473.2원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 낙폭 과대 인식 속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전 거래일보다 53.00포인트(2.28%) 오른 2381.20으로 출발했지만, 장중 상승 폭을 크게 줄였다. 트럼프 미 대통령발(發)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히 남아있어서다.

    특히 중국 정부가 미 정부의 관세 부과 정책에 강하게 맞대응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재무부는 지난 4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국제 무역 규칙에 부합하지 않고 중국의 정당한 합법적 권익을 엄중히 침해하는 전형적인 일방적 강압 행위”라고 비판하며 국무원 관세위원회가 관련 법률에 따라 오는 10일 12시 1분부터 미국의 수입 상품에 현행 관세에 34%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맞춰 같은 수준(34%)의 관세를 부과키로 한 것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얻은 막대한 흑자를 군에 사용한다”며 “중국은 폐쇄된(closed) 국가며 그들이 하는 일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2일(현지 시각) 발표한 상호관세 부과 정책은 오는 9일부터 발효될 예정으로 산업계의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은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무역의존도가 높고 국내 주력산업·기업들의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의 경우 이전 바이든 정권 시절부터 미국의 공급망구축·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온 측면이 큼에 따라 최근 2차전지,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을 중심으로 대미 직접 투자가 급증한 바 있다”며 “그런데 트럼프 정권에서는 제조업 부흥을 노골적으로 천명하면서 미국 내 투자를 더더욱 강조하고 있기에 부담이 더 커질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모든 수출기업이 미국 내 현지 공장을 설립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성의 표시를 해야 할 것이고 그 부담은 실제 설비투자 부담은 아니라 하더라도 운전자본부담 증가 등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더더군다나 무역 경쟁이 점차 격화될 경우 타 수출국과의 가격·비가격 경쟁에 따른 수익성 저하의 부담도 현실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에 대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점에 기대를 걸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연합(EU), 인도, 일본 등 여타 국가들과 협상을 하려는 의향이 이전보다 커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되는 9일 전까지 극적인 소식이 전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강화되는 미국 공화당 포함 정치권, 유권자들의 현 관세 정책 비난 수위 등을 고려하면 9일 이후 관세를 둘러싼 분위기 호전의 재료가 등장할 가능성을 열고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과 유럽 등 패권국이 미국에 대항하면서 최악으로 치닫는 시나리오가 나타나면 코스피 지수 2300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인플레이션을 경유해 자국 소비·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미국도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충격이 선형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라며 “실효 관세율이 30%에 도달하면 물가 충격이 3%포인트 내외일 수 있는데, 이는 연준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적극 차단하는 요소로 가장 불확실성이 큰 시나리오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현재 미국 주식시장 가파른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국내 주식시장 내 외국인 수급이 이탈 중”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국면이라면 밸류에이션과 무관하게 외국인 수급 관점에서 PBR 저점을 이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