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에너지 → 친환경에너지 전환태양광, 수력 등 재생에너지 효율 낮고 선진국 기술 선점수소나 SMR 등 새로운 에너지원이 대안그린수소 세계 4번째로 독자 개발… SMR 통한 전력 활용 필요
  • 2000년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은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키로 했다. 탄소중립을 위해 풍력, 수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선언한 독일은 탈원전에만 200조원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가정용 전기요금은 10년 사이 150% 수준으로 뛰었다.

    전체 발전량의 75%를 원자력이 책임지는 프랑스는 원전 설치에 공을 들였다. 프랑스 전기요금은 독일의 절반 수준이다. 원전은 그 자체로 탄소배출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탄소배출량도 1/10 정도다. 프랑스는 전력수출로만 연간 30억 유로를 벌어들인다.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 높은 수출 의존도, 70%가 넘는 산악지형 국토. 한국의 사정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재생에너지 개발에 취약하다. 선진국들이 핵심 기술을 선점해 후속 개발로 얻을 이익도 불확실하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충에 3년간 8조원을 쏟아부었지만, 발전량은 2018년 39.5TWh에서 지난해 47.3TWH로 늘리는데 그쳤다. 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에서 9%로 2%P 늘었을 뿐이다.

    한국이 수소 에너지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들도 수소를 활용한 장기 플랜을 속속 내놓고 있다.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85%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SK그룹은 수소사업에 가장 앞장 서고 있다. 2025년까지 액화수소 28만톤을 생산하고 수소생산부터 유통,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형성할 계획이다. SK E&S를 중심으로 액화수소를 생산한고 SK이노베이션을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이 내다보는 수소사업은 2025년 30조원 수준이다.

    효성그룹은 미국계 산업용 가스업체 린데와 수소액화플랜트를 짓기 시작했다. 울산에 건립되는 공장에 들어가는 돈만 3000억원, 효성을 2023년까지 연간 1만3000톤의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생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수소산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현대차 그룹은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에만 7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차는 10년간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면 연간 수소전기차 50만대 생산체제를 통해 25조원 규모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 서울 마포구 상암수소충전소ⓒ뉴데일리DB
    ▲ 서울 마포구 상암수소충전소ⓒ뉴데일리DB
    SMR 원전 대안으로 부상, 수소 생산에도 기여

    수소산업의 핵심은 수소를 어떻게 얻느냐다. 철강을 생산하거나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지만 이는 생산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그레이 수소다.

    수소 생산기술의 궁극은 물(H2O)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이다. 독일과 일본, 미국 세 나라만 보유한 기술이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 하기에는 경제성이 부족하고 생산되는 수소의 효율도 80% 수준에 불과하다. 전기 100을 넣으면 수소 82를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전해 효율이 90% 이상 달성된다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에서도 선진국 수준의 수전해 기술개발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그린수소 생산설비는 아직 100kW급에 불과하지만 국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1MW급 시설로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전해 과정에서 들어가는 전기를 어떻게 얻느냐도 중요한 지점이다. 친환경 에너지를 얻기 위해 화력발전으로 얻은 전기를 넣는 것은 의미가 없기 떄문이다. 여기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소형모듈원전(SMR)이다. 300MW 이하의 일체형 소형 원전을 가리키는 SMR은 출력조절이 유연하고 응용범위가 넓어 미래 에너지원으로 급부상 중이다. 미래 에너지 수소 생산을 위해 '탈탈원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국은 2030년 이전 한국형 SMR 설계를 끝내고 인허가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혁신형 SMR 개발을 공식화했고 국회에는 SMR 포럼이 설치됐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SMR 글로벌 시장은 2035년 65~85GW에서 2050년 2000GW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2006년에 설립한 원전기업 테라파워를 통해 SMR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제성을 보유한 원전기술을 보유한 한국에게 SMR은 새로운 기회"라며 "국산 SMR을 어떻게 최고의 스펙으로 적기에 개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