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선' 터치한 코스피, 파면 직후 하락 전환해 2400선에서 낙폭↑원·달러 환율 30원 이상 급락…한 달여만 최저치 '1430.2원'기록"조기 대선 따른 소비 심리 개선 기대…2017년 강세 재현되나"
  •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2025.2.20 /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2025.2.20 /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된 대한민국 헌정사상 두 번째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탄핵심판 선고 당일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커진 모습이다. 하지만, 탄핵 인용과 동시에 두 달간의 조기 대선 레이스가 확정되며 증권가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국내 증시의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22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만장일치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며 국회의 청구를 인용했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이 제20대 대선에서 당선된 지 1121일 만의 일이다.

    헌재가 결정문을 낭독하는 내내 코스피 지수는 요동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선고가 시작된 오전 11시 2487.01을 나타냈던 코스피는 1%대 안팎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파면 결정이 내려진 오전 11시22분 2500선을 잠시 터치했다. 이후 하락 전환해 오전 12시13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7% 하락한 2445.12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불안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에 따라 간밤 뉴욕 증시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5년 만의 폭락장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를 추가 부과할 것이란 입장도 밝히면서 관련 국내 종목이 줄줄이 급락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2.43%), SK하이닉스(-6.83%) 등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30원 이상 급락했다. 환율은 오전 11시11분 1430.2원까지 떨어지며 한 달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현재 전일 대비 0.9% 하락한 1439.10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환율의 추가 하락 폭 확대는 제한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정치 불확실성 해소로 내수 소비 심리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비성향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것인 만큼 미래의 불확실한 면이 일정 부분 개선되면 상승하기도 한다"며 "대표적으로 대선은 소비 성향을 개선하는 매우 긍정적 이벤트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이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기대에 증시가 반등했다가 파면 결정이 나면서 차익 매물이 쏟아졌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탄핵 국면 종료, 조기 대선 결정으로 2017년과 같이 코스피의 상대적 강세가 기대된다"며 "정치적 리스크에 더 민감한 환율이 안정되면서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당일인 2017년 3월10일에는 증시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코스피 일일 등락률은 0.3%를 기록했는데 탄핵 인용 결정문 낭독 이후에도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코스피는 탄핵 선고일을 포함한 10거래일 중 7거래일 오르며 3.91% 상승한 것으로 기록됐다.

    헌법 및 현행 공직선거법상 대통령이 파면되면 60일 이내 '대통령의 궐위로 인한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파면된 이날부터 60일을 채우는 날은 6월3일이 된다. 선거일은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열흘 안에 공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