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등 중대형 전지 흑자전환 기대소형전지-전자재료 등 포트폴리오 탄탄세계 4위 완성차 업체와 美 진출 초읽기투자 확대 전망에도 재무건전성 "이상 무"
  • ▲ 삼성SDI. ⓒ성재용 기자
    ▲ 삼성SDI. ⓒ성재용 기자
    삼성SDI가 2분기 전기자동차용 전지의 흑자전환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전망이다. 연간 기준으로도 최근 2년 합산 영업이익에 육박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이익창출력 개선세는 현재 물밑 작업 중인 미국 진출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0년 기업을 목표로 새로운 50년을 맞아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보수적이었던 투자 방향이 적극적으로 선회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 분석 결과 삼성SDI는 매출 3조3641억원, 영업이익 2468억원의 2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 2조5586억원에 비해 31.4%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 3조2513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038억원에서 137% 뛰면서 2020년 3분기부터 시작된 전년동기대비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적은 전지 부문과 전자재료 부문 모두 출하량 증가에 따른 손익 개선이 기대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

    수급 여건이 타이트한 원형 전지는 북미와 유럽 지역 경기 회복에 따라 Non-IT와 마이크로 모빌리티向 뿐만 아니라 전기차(美 리비안)向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고용량, 고단가 제품 믹스 효과가 기대된다. 또 미국 전기 트럭업체 대상 EV 프로젝트도 매출이 시작됐다.

    특히 중대형 전지 모두 전분기에 비해 공급이 확대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유럽 주요 OEM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하며 흑자전환해 본격적인 수확의 토대를 확보할 전망이다. ESS는 물류 차질 영향이 일부 지속하지만, 미주 전력용 중심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 이슈의 경우 완성차 업체들이 CO₂ 규제 대응 등을 위해 전기차를 우선으로 생산하고 있는 만큼 큰 차질 없이 순항하고 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 피아트 500, 포드 쿠거 PHEV 등이 전략모델이다.

    전자재료 부문은 전방 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황 호조세로 반도체 소재, 편광필름(TV-노트북), OLED 소재(스마트폰) 등 주요 고부가 제품군의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양호한 수익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편광필름의 경우 중국 내 점유율 증가 및 대형화에 힘입어 매출 둔화 우려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 ▲ '인터배터리 2021' 부스에 전시된 삼성SDI의 Gen5 배터리. ⓒ삼성SDI
    ▲ '인터배터리 2021' 부스에 전시된 삼성SDI의 Gen5 배터리. ⓒ삼성SDI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3조8675억원, 영업이익 1조9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액은 2015년 4조9548억원 이후 성장세를 지속하며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치 11조2947억원을 재경신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6713억원에 비해 63.7% 증가하면서 2019년 4621억원을 저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예상 영업이익 규모는 최근 2년치(2019~2020년) 합산 영업이익 1조1335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EV 전지가 하반기 신차 출시 증가에 따라 이익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EV 전지는 원가 효율성이 높은 Gen3 및 Gen4 배터리 비중이 지속 증가하고 헝가리 법인의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하이니켈 NCA 양극재와 실리콘 계열 음극재를 적용한 Gen5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배터리는 원가가 20% 이상 개선할 뿐만 아니라 600㎞ 이상 주행할 수 있어 기술적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소형전지의 경우 원형 전지의 경쟁력과 실적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나아가고 EV 시장 대응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재료는 편광필름의 안정화 속에 하반기 아이폰 등의 신규 스마트폰 런칭으로 모바일 DRAM과 OLED용 소재 수요가 많이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삼성SDI의 미국 신공장 건설과 신규 수주물량 확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2025년 7월부터 신북미무역협정(USMCA)을 발효할 예정이다. 완성차의 경우 미국 내 생산 비중(역내 생산)을 75% 이상 확보해야 만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향후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미국 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으며 이는 삼성SDI의 미국 공장 신설의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바이 아메리칸' 기조와 USMCA 무관세 조항 충족을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이 필수"라며 "생산라인 정상 가동을 위한 기간을 고려할 때 연내 투자 결정이 유력하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4위이자 미국 3위 완성차 기업인 스텔란티스와 미국 내 합작사 설립을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고위 임원들은 지난달 중순 스텔란티스 본사가 있는 오번힐스에서 회담을 갖는 등 양자 협상을 통해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규모는 3조원대로 추정되며 세부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1위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푸조, 시트로엥, 피아트, 크라이슬러, 지프, 마세라티 등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세계 시장점유율은 약 9% 수준이다.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전기차 전환이 상대적으로 늦었던 스텔란티스는 2025년부터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내놓겠다고 선언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 상태다.

    양사가 합작사 설립에 최종 합의하면 미국에 약 30GWh 규모의 공장 설립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30GWh는 전기차 한 대당 배터리 수요를 70㎾h로 가정했을 때 약 43만대를 납품할 수 있는 규모다.

    이는 보수적인 생산능력 증설 전략에서 적극적인 시장 대응으로 해석되면서 미국 거래선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높은 가동률과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익성 그리고 전기차, ESS, 원통형 등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로 안정적 실적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 ▲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창립 51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삼성SDI
    ▲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창립 51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삼성SDI
    신설 투자를 위한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1분기 기준 삼성SDI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60.6%, 28.6%로,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수익창출력 제고를 통한 투자 부담 대응, 보유 유가증권을 활용한 재무적 융통성, 계열 지원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현 수준의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마무리된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간의 빅딜로 1658억원가량을 확보했다. 이 역시 투자 재원 등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측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관련 투자 재원이 될 것"이라며 "공장 증설이나 설비 투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능력 확충, 소형전지 및 전자재료 부문 개선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중기간 대규모 투자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제고된 영업현금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투자 부담의 상당 부분을 자체창출 현금으로 충당하면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대규모 보유 지분을 활용한 조달 여력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우수한 재무완충력을 견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창립 51주년 기념사를 통해 "완벽한 기술과 제품으로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는, 세상을 뛰게 하는 심장이 되자"고 밝히며 △초격차 기술 및 품질과 안정성 확보 △ESG경영 박차 △자부심과 열정을 통한 과감한 도전 등 세 가지 실행과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