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구·진료·산업 유기적 연결… 편견 없이 교류하는 플랫폼 구축 병원-마곡 M밸리-공항 지리적 여건 강점, 글로벌 혁신 생태계 조성기업이 병원 들어오는 문턱 낮춰야 교류 활성화 가능
  • ▲ 한승호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장. ⓒ이화의료원
    ▲ 한승호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장. ⓒ이화의료원
    의료산업의 패러다임이 ‘융복합’으로 바뀐 지 오래다. 그러나 기업이 병원과의 유기적 협력관계는 맺기는 쉽지 않다. 문턱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융복합 토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의료계가 먼저 문호를 개방하고 기업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최근 한승호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장(이화의료원 휴먼정보응용사업단장, 이화의대 해부학교실 교수)은 본지와 만나 산·학·연·병의 융복합 체계를 형성하기 위한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지난 4월 신임 연구원장에 임명된 그는 하나씩 틀을 바꿔나가고 있다. 기존에는 단순히 개발자들의 질문에 의료진이 답을 해주는 수준이었다면 이제 처음부터 그들과 호흡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의학 발전이 점점 가속화되면서 개인별 맞춤 의학을 추구하는 정밀의료에 대한 요구가 더 높아지고 있다. 또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는 미래 대한민국을 책임질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위해선 융복합 연구체계가 필수적이지만 여전히 연구개발자들이 바라보는 병원의 문턱은 높다. 아예 의료인과 공학자들이 쓰는 용어 자체가 다르다 보니 소통도 그만큼 쉽지 않다.

    한 원장은 “첨단의생명연구원은 이러한 한계에서 벗어나 중개연구와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여러 연구 사업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과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임상의학과 기초의학을 연계 발전시켜 보건의료 R&BD 임상의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은 물론 개방형 혁신 플랫폼 구축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타 대학병원들도 융복합 연구 허브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기업들에게 있어 병원과의 협업은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대서울병원은 보다 현실적 접근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한 원장은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만의 특징으로 ‘지리적 이점’을 꼽았다.

    그는 “가용한 연구자원을 활용해 개발자들에게 IT, BT에 대한 문호를 완전히 개방할 예정”이라며 “마곡 M-벨리와 인접해 있고 김포공항 및 인천공항과도 가까워서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이화의료원은 ‘이화 첨단 융복합 메디클러스터(MediCluster)’를 중심으로 마곡지구의 기업들, 산학협력관 입주 기업들과 각종 포럼, 세미나, 집담회, 업무제휴 이외에도 각종 비공식 만남 등을 수시로 가지며 적극 소통하고 있다. 

    일례로 기업들이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시점으로 협력을 원하는 과와 교수, 아이템 내용을 기재하고 발표평가에도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최종 선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의사가 직접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 협력하다보니 개발자들이 자칫 놓칠 수 있는 안전성, 유효성이 보장된 혁신 의료 관련 제품 개발이 가능해진다.

    한 연구원장은 “이화의료원이 먼저 문호를 완전히 열어 기업들이 병원에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혁신 사례를 만들어 끊임없이 발전시킬 것”이라며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