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4820억… 4분기 연속 회복세 이어가정제마진 부진 불구 석유화학 및 윤활유 강세 기반 선방'수요 회복-공급 제한-설비 본격화' 등 연간 영업익 '2조' 기대도
  • ▲ 서울 마포구 소재 에쓰오일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마포구 소재 에쓰오일 본사. ⓒ성재용 기자
    에쓰오일이 화학 부문과 윤활유 부문의 호실적으로 2분기에도 실적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이에 더해 수요 회복과 RUC/ODC 이익 본격화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손실분을 만회하고도 남는 사상 최대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 분석 결과 에쓰오일은 2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6조1392억원, 영업이익 4820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분기 5조3447억원에 비해 14.8% 증가하는 등 지난해 2분기 3조4518억원을 저점으로 4개 분기 연속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1643억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지난해 4분기 816억원 이후 전년대비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1분기에 발생했던 국제유가 상승에 의한 재고평가 이익 2850억원이 2분기에는 줄어들지만, 석유화학 및 윤활유 강세로 선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활유 부문에서 이익이 대폭 증가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정유 부문은 휘발유가 강세이지만, 생산 비중이 가장 높은 중간유분 스프레드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래깅 정제마진이 전분기에 비해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상승으로 1000억원 초반대의 재고평가이익이 예상되지만, 1분기 반영된 이익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화학 부문은 1분기 시황 강세를 유발했던 △미국·일본 크래커 셧다운 종료 △트레이더들의 투기 수요 감소 △수요 비수기 등이 겹치면서 PP/PO의 분기 평균 마진이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금원가 수준에 머물렀던 PX와 벤젠 마진이 상승하면서 증익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벤젠 다운스트림 호조, BC 하락에 따른 RUC/ODC 변동비용이 감소하면서 긍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

    윤활유는 1분기 집중됐던 경쟁사들의 정기보수는 종료됐지만, 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지난 분기에 이어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아시아 지역 정유설비 가동 조절로 윤활기유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재료인 LSFO 하락으로 스프레드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기준 윤활유 평균 수출가격은 유가 상승으로 13.8% 올랐지만, 원재료는 6.3% 상승에 그쳐 윤활유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46.2%로 전분기에 비해 10.3%p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 ▲ 에쓰오일 울산공장 내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에쓰오일
    ▲ 에쓰오일 울산공장 내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에쓰오일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4조2943억원, 영업이익 2조53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은 지난해 16조8296억원에 비해 44.3% 증가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2019년 24조3941억원)을 회복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직전 4년(2017~2020년) 합산치 1조3336억원을 웃도는 등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 수요 회복과 함께 높았던 제품 재고 소진과 글로벌 정제설비 가동률의 상향 조정이 나타나면서 축적된 과잉공급의 해소 국면에 진입하면서다.

    하반기에는 정제마진 개선을 예상한다. 수요 회복에 대응한 제품 생산 증가로 정제마진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으나, 과잉공급 해소의 마무리 국면에 진입하면서 정제마진의 반등 시점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역내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인도,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이 완화되고 있다. 특히 인도의 경우 6월 휘발유, 경유 판매가 전월대비 20% 개선됐고, 정제설비 가동률도 5월을 저점으로 상향되기 시작했다. 중국 광둥성 전력난 및 옌텐항 이슈도 완화 국면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소강상태인 중간유분 스프레드가 다소 아쉽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와 백신 접종 확대로 산업 활동이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며 "특히 현재 물리적 제약이 많은 국가간 이동도 보다 자유로워질 것으로 예상돼 등유(항공유), 경유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업황 정상화 이후에는 '기후 변화'라는 글로벌 패러다임 안에서 소규모, 노후화, 미통합 정제설비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정국 정부는 소형 정유사 구조조정을 위해 하반기 석유제품 수출 쿼터량을 축소하고 있다. 또 미국의 정유설비 가동률이 6월 93%에 이르면서 하반기 휘발유 추가 생산 압박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정제마진 약세에도 윤활기유 덕분에 2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윤활기유 한국 수출가격은 지난해 말에 비해 50% 급등했다. 선박 및 기계, 자동차 등 주요 전방수요 개선에 따른 결과이며 이는 유지될 공산이 크다.

    2018년 말 완공된 RUC/ODC는 휘발유, PO/PP가 주요 생산 제품이지만 2019년은 설비 결함, 2020년은 BC와 휘발유간 마진 역전으로 2년간 정상 가동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휘발유-BC 마진 정상화와 PO 강세에 따른 높은 가동률 영향으로 이익기여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RUC/ODC의 이익창출력 개선세는 하반기에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며 "2년간 간과했던 RUC/ODC의 제대로 된 이익 기여를 보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밖에 의류 수요 회복 및 벤젠 다운스트림 수요 강세로 PX/벤젠 반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올해는 유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재고 시차 효과 반영, 윤활유 부문의 이익 창출 규모 제고, 하반기 중심의 완만한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에쓰오일은 5조~6조원 규모의 석유화학 투자안 SC&D(Steam Cracker&Olefin Downstream)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미확정 상태다. 2022년 하반기 투자 여부, 구체적 투자 규모 및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파악된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한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최주욱 전문위원은 "코로나19 영향 완화에 따른 주요 제품 수요 회복, RUC/ODC 투자 성과 가시화 등으로 현금창출력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영업현금흐름을 상회하는 대규모 투자 부담으로 추가적인 재무구조 저하 가능성이 내재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