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65조, 취임 당시 60배계열사 83개 거느린 재계 7위로 우뚝
  •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한화그룹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취임 40주년을 맞았다. 재계는 ‘의리 경영’으로 대표되는 김 회장의 리더십을 재계 7위 한화의 성장 동력으로 꼽는다.

    김승연 회장은 "40년간 이룬 한화의 성장과 혁신은 한화 가족 모두가 함께했기에 가능했다"며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100년 기업 한화를 향해 나가자"고 소회를 밝혔다.

    한화그룹의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은 65조4400억원이다. 김승연 회장이 취임할 당시였던 지난 1981년 한국화약그룹의 총 매출액(1조1079억원)보다 약 60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그룹의 총 자산은 7548억원에서 217조원으로 288배나 급증했다.

    계열사 수도 지난해 말 83개로 지난 1981년 19개에서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김 회장은 지난 1981년 부친인 김종희 창업주가 만 59세의 나이로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만 29세의 어린 나이에 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김 회장의 리더십은 한국화약을 모태로 했던 한화의 사업 영역을 석유화학과 금융으로, 방산과 항공우주 분야로 넓히는 원동력이 됐다.

    그의 승부사적 기질은 취임하자마자 나타났다. 김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1982년 한양화학(현 한화솔루션 케미칼 사업부문)과 한국다우케미칼을 한 번에 인수하며 석유화학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1979년 이란·이라크 전쟁 발발로 2차 석유파동이 일었고 석유화학 사업 전망이 부정적이었음에도 과감한 도전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당시 국제 유가가 지난 1978년 초 배럴당 13.66달러였던 것이 1981년 10월말 38.28달러로 34개월 동안 180%나 폭등했다.

    부정적 전망이 짙게 깔렸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판단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김 회장의 안목과 도전적 자세를 높이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남들이 '노'(No)라고 할 때 '예스(Yes)'를 외친 뚝심경영의 성과는 이때부터 태동됐다.

    이후 1984년 한양화학, 한국다우케미칼, 한양화학지주 3개사를 합병하여 한양화학을 설립하면서 석유화학이 그룹의 주력 사업분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했다. 한양화학은 1994년 한화종합화학, 1999년 한화석유화학, 2010년 한화케미칼 등으로 이어지며 그룹의 주축으로 자리잡아 도약을 이끄는 주역이 됐다.

    석유화학사업 진출 이후 다음 선택은 의외로 호텔과 리조트 등 서비스 산업으로의 확장이었다. 지난 1983년 9월 정아그룹이 부실기업 정리 대상에 포함되자 김 회장은 1985년 주력 회사 6곳을 한 번에 인수하며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섰다.

    금융사업 진출도 위기를 기회로 바꾼 김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잘 발휘된 결과물이다. 한화는 지난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를 단행했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업에 손을 대는 결정이었고 당시 대한생명의 누적손실이 2조3000억원에 달하던 상황이었다.

    대한생명 인수는 한화가 금융 부문에서 완전히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에도 흔들림 없는 행보로 이어졌다. 한화는 지난 2010년 푸르덴셜투자증권을 인수해 한화투자증권과 합병하며 금융 사업을 더욱 키워나갔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4년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석유화학)·삼성테크윈(항공부품)·삼성탈레스(방위산업)를 인수하는 2조원대 초대형 패키지 딜을 성사시켰다. 두산그룹 방산업체였던 두산DST도 인수해 한화테크윈의 지상방산부문과 결합시켜 한화디펜스로 출범시켰다.

    사명을 바꾼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은 석화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데 기여했고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는 각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으로 변모하며 방산과 항공우주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는데 기여하고 있다.

    태양광 사업도 대표적인 예다. 태양광 사업이 생소했던 초창기부터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선택하고 기업들을 M&A하며 사업을 육성해 나갔다. 지난 2010년 나스닥 상장사였던 솔라펀파워홀딩스에 이어 2012년 독일 태양광 업체 큐셀도 인수하며 규모를 키워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