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교섭 기대 난망… 육상노조 이어 중노위行 유력채권단 눈치 보는 사측도 내심 중노위 조정안 기대내주 분기실적 공시도 변수… 사상 최대 1조2000억 전망
  • 임금인상폭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HMM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채권단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사측의 협상 여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달 중 나올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안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협상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HMM 해원노조는 3일 사측과 임단협 3차 교섭을 진행한다. 6월부터 시작된 협상은 임금인상폭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 중이다. 노조는 월급여 25% 인상을 요구 중이며 사측은 5.5%를 제시해 간극을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해운업계는 육상노조와 해원노조를 별도로 협상을 진행하는데 육상노조는 지난달 30일 중노위에 쟁위조정 신청을 냈다. HMM은 지난 9년간의 임단협에서 육상직은 8년, 해상직은 6년간 임금을 동결했다.

    업계에서는 이날 3차 협상도 이렇다 할 결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노사간 입장차가 워낙 큰데다 사측이 더이상 협상여력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HMM 관계자는 "진전된 협상안을 가져오라고 노조 측에서 요구하지만 5.5% 이상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운업이 호황이라고 하지만 단번에 경쟁기업만큼 임금을 올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 ▲ 5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프레스티지호
    ▲ 5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프레스티지호
    HMM 평균 연봉은 6100만원 수준(계약직 포함, 임원 제외)이다. 2013년 이후 8년간 동결을 반복하다 올해 2.8% 인상이 이뤄졌다. 위로금에 가까운 100만원 성과급도 지급됐다. HM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808억원이었는데 올해는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이 5배 올랐다고 임금인상폭을 9배 늘리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게 사측 입장이다. 노조가 요구하는 인상폭과 성과급을 모두 합하면 12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조측은 회사의 성의있는 협상태도를 요구한다. 노조 관계자는 "25%라는 수치만을 놓고 지적할 문제는 아니다"며 "주가급등으로 산업은행과 주주는 대박이 났는데 정작 땀흘려 일한 직원들은 댓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업계와는 달리 저연차 저연봉 직원들이 많은 것도 문제다. 1500여명 직원 중 연봉 5000만원 이하가 60%에 달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족도 만나지 못하고 배를 타는데 생계걱정까지 해야 한다는게 직원들의 하소연이다.

    접점을 찾기 어렵자 회사도 노조도 중노위 조정안만 바라보는 실정이다. 해원노조도 조만간 중노위에 조정신청서를 낼 계획이지만 먼저 쟁위신청을 한 육상노조의 결과에 따라갈 공산이 크다. 육상노조 한 관계자는 "사측이 제대로된 협상안을 들고 나오기 어렵다는 건 예상했다"며 "중노위 중재안 수위를 살펴본 뒤 파업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중노위의 육상노조 조정안은 이달 19일까지 확정된다.

    내주로 예상되는 2분기 실적발표도 변수다. 증권가에서 내다보는 2분기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1분기 1조193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해상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말기준 4196.24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900 수준에 비해 4배 이상 오른 수치다. 다만 올해에 비해 내년 전망은 다소 어둡다. 글로벌 해운전문 리서치기관 드류리(Drewry)는 "운임이 오른 만큼 컨테이너 용선료 등 부대비용이 올랐고 내년에는 운임이 다소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