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점, 자급제 찾는 고객 늘어오픈마켓 '문전성시'… 판매 나서자 '완판'5G 품질 개선 안갯 속… 저렴한 'LTE요금제' 갈아타기 뚜렷
  • 삼성전자의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자급제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5G가 비싼 요금제와 품질 논란으로 반감을 사면서 저렴한 LTE 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자급제 모델은 삼성닷컴, 쿠팡, 11번가, 마켓컬리 등 다양한 판매처에서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닷컴은 사전예약 시작 당일인 17일 예약자가 몰리면서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3시간가량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자급제 모델의 수요 자체가 늘어난 것과 더불어 삼성닷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모델 갤럭시Z플립3 핑크, 화이트, 그레이 모델을 선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픈마켓 역시 자급제 모델을 구하기 위한 이용자들로 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난 17일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갤럭시Z3 시리즈’ 사전예약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11번가는 자사의 라이브 방송 역대 최대 거래액인 95억원을 기록했다. 라이브 방송 시청자도 60만명을 돌파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밖에도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의 오픈마켓 역시 일부 모델의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 등 자급제 모델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자급제 모델의 수요가 늘어난 원인을 ‘5G 품질 논란의 역풍’으로 분석한다. 이동통신3사가 5G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이 지났지만 비싼 요금제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면서 이용자들이 자급제 모델과 함께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이통3사는 5G의 최대 속도를 LTE보다 20배 빠른 20Gbps라고 홍보했지만,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5G 품질을 평가한 결과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약 690Mbps로 턱없이 속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4일에는 시민단체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5G 관련 소비자 피해사례는 1995건으로 2019년보다 16%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통신·기기 불량 등 품질 관련이 977건(49%)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5G망이 구축되지 않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거나 통화가 잘 안되는 등 통신 불량 사례가 888건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G에서 LTE로 돌아가려는 고객들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과기정통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LTE 가입자 수는 5116만 9843명을 기록했다. 5092만 392명을 기록했던 4월 대비 24만 9451명 늘어난 수치다. 2019년 12월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통3사의 5G 품질 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통3사의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비(CAPEX)를 보면 SK텔레콤은 848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 2244억원) 대비 3764억원가량 감소했으며, KT는 올해 상반기 8641억원을 집행하면서 전년동기(9673억원) 대비 약 1000억원 줄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상반기 무선 네트워크 투자비용을 전년동기(5200억원) 대비 31.4% 감소한 3568억원을 집행했다.

    이통3사는 5G 상용화를 앞두고 과기정통부로부터 5G 28㎓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으면서 올해 연말까지 28GHz 5G 기지국을 약 1만 5000국씩 총 4만 5215국을 구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까지 구축된 28GHz 5G 기지국 수는 125개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통3사가 설비투자비를 줄이면서 5G 품질 개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G의 비싼 요금제 및 품질 이슈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와 자급제 모델을 결합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며 “5G 이슈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운 만큼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6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들어온 5G 분쟁조정 신청은 총 224건이다. 이 중 해결된 건수는 45건으로 해결 비율은 20%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전체 분쟁조정 신청 727건 중 53%인 385건이 해결된 것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결과다. 피해 유형별로는 품질 문제가 211건으로 전체의 94.2%에 달했다.

    통신사별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KT 100건, SK텔레콤 69건, LG유플러스 55건 순이었고 해결 비율은 LG유플러스 32.7%, KT 19%, SK텔레콤 11.6%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