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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ESG 시작은 '집안' 단속부터

IT기업, ESG활동 경쟁적 홍보 나섰지만… 실상은 '맹탕'
직장 내 괴롭힘, 과도한 업무 등 근무 환경 논란 잇따라
네이버 50여개, 카카오 158개… "문어발 계열사 컨트롤타워가 없다"

입력 2021-09-08 11:18 | 수정 2021-09-08 11:18

▲ ⓒ각 사

국내 기업들이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활동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업이 만드는 제품, 제공하는 서비스, 사업 방식 등 전 분야에 걸쳐 ESG를 떼어내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IT 기업들의 ESG 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 8월 19일 네이버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글로벌 투자정보 제공 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실시하는 ESG 평가에서 최고 등급 AAA를 획득했다. 국내 기업이 AAA등급을 획득한 것은 네이버가 최초다.

카카오는 SK텔레콤과 각각 100억원씩 출자해 총 200억원의 ESG 공동 펀드를 조성했다. IT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도 기업의 ESG 활동에 반응하고 있다. KB 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KB 트렌드 보고서: 소비자가 본 ESG와 친환경 소비행동’을 발간했다. 소비자의 친환경 행동 관련 설문 결과에서 응답자 3명 중 1명은 제품 구매 시 기업의 친환경 활동 여부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54%는 친환경 제품 구매 시 10% 이내 추가 비용을 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기업들이 ESG에 대한 인식은 기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형식적으로도 기업별 ESG 위원회를 전부 만들었고, 기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 받으려면 ESG 평가가 반드시 포함된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ESG 활동에 대해 “당연한 추세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ESG의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경연의 조사에 따르면 ESG를 투자 지표로 활용하는 글로벌 투자금액은 2014년 21조 4000억 달러에서 작년 40조 5000억 달러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기업들의 ESG 활동이 대외적으로는 멋지게 포장돼 소비자와 투자자를 현혹하는 동안 내부는 곪아간다. 직원들의 근무환경과 계열사 문제가 논란이 되며 문제가 외부로 불거지는 모습이다.

네이버에서는 5월 한 직원이 과도한 업무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메모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은 100여 일 만에 또 제기됐다. 2일 네이버 노조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퇴사한 직원들을 대변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카카오는 2월 직장인 대상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직원 추정 인물이 인사평가와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제기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동료를 상대로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를 조사해 그 결과가 당사자에게도 고지돼 압박과 스트레스를 준 사실이 알려졌다.

150개 넘는 계열사에 대한 컨트롤 타워 부재도 문제로 지목된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 택시가 호출이 많은 시간대에 추가 비용을 5000원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택시업계를 비롯한 각계 비판이 쏟아지자 결국 요금 인상안을 철회했다. 이는 카카오 모빌리티 자체 의사결정으로 알려져 본사 차원의 리더십이 아쉬운 대목이다.

내부 불협화음을 잠재우지 못한다면 ESG 경영활동이 높은 평가를 받더라도 공염불에 그친다. 직원들의 불만, 계열사 문제 해결을 우선해야 한다.
김성현 기자 gfp@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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