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내년 e심 하반기 상용화 예정유심 판매수익, 가입자 감소 우려이통사 “아직 대응 전략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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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e심(eSIM, 내장형 가입자 식별모듈)' 도입을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하지만 국내 이동통신 3사는 e심 도입이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며 주저하는 모습이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e심 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에 들어갔다. 협의체에는 이통 3사, 단말 제조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등이 참여했다. 듀얼심을 통해 다른 요금제에 추가 가입해도 선택약정 할인을 허용할지 여부 등에 대해 논의했다.

    강상철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5G 특화망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하도록 e심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해관 HFR 그룹장도 ”5G 특화망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 스마트폰 활용이 중요하다“며 e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2차관은 ”e심과 관련한 논의를 연말까지 끝낼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계획임을 밝혔다. 내년 상반기 준비기간을 거쳐 하반기에 상용화를 예고했다.

    e심은 단말기 메인보드에 내장한 심을 말한다. 사용자가 별도로 구입해 스마트폰에 삽입하는 물리적 형태의 기존 유심과는 다르다. e심을 사용하면 유심을 변경하지 않고 이용자 정보를 단말기에 다운로드 받아 번호, 통신사 변경이 가능하다. 대리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통신사와 요금제를 선택하고 개통할 수 있다.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나의 단말기에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듀얼심’ 이다. 저렴한 알뜰폰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는 동시에, 통신사 음성 요금제만 골라서 가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69개 국가 175개 사업자가 상업용 e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말기에서도 아이폰은 2018년도 아이폰 XS 모델부터, 삼성전자는 2020년도 출시한 갤럭시 S20 모델부터 e심 기능을 탑재했다. 

    하지만 이통 3사는 e심 도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심 판매수익과 가입자가 감소한다는 점에서다. 유심칩을 적용하는 데 물리적 한계가 있는 스마트워치 등에서만 e심 기능을 제한적으로 제공해 왔다.

    소비자가 구매할 때 유심칩 가격은 7700원 정도지만 실제 원가는 1000~3000원대로 알려졌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e심을 도입하면 유심칩 매출이 떨어지고, 이용자의 번호이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가입자 유지도 어려워 질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번호이동 경쟁 심화로 가입자당 매출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통사 관계자는 ”아직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대응 전략을 세우는 건 성급하다“며 한편으로는 ”본격적으로 논의가 이뤄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맞다“고 달라진 기류를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특별하게 입장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시장 흐름에 발맞춰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