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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 생존전략… '화장품 자판기' 확대하는 아모레퍼시픽

KTX 서울역, 지하철역 등 5곳에 설치
제품 30여가지로… 냉장기능 탑재
국내 자판기 시장 1조4000억 추정

입력 2021-09-23 10:59 | 수정 2021-09-23 11:09

▲ 서울역에 설치된 에뛰드 화장품 자판기ⓒ김보라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판매 접점을 넓히는 등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 시대에 점원 없이 자판기를 통해 화장품을 판매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시작한 것이다.

경기 불황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치열한 경쟁 등으로 점포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자판기가 새로운 대안이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는 올해 화장품 자판기를 KTX 서울역과 지하철 왕십리역 등 5곳에 설치했다. 자판기 내 제품은 주로 여행 또는 실생활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메이크업, 클렌징, 도구류 중 에뛰드의 히트상품 약 30개 위주로 구성됐다. 

특히 에뛰드는 화장품은 주변 온도에 민감할 수 있어 냉장 기능이 설비된 자판기를 사용, 내부 온도는 10도씨 내외로 관리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에뛰드의 화장품 자판기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비대면 시대에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고객에게 새로운 구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운영 중"이라면서도 "추가 운영 계획은 아직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에서 화장품 자판기 미니숍을 운영한 바 있다. 이곳에선 직원이 없는 대신 소비자들은 자판기를 통해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라네즈도 이대 플래그십 스토어에 라네즈 기프트 박스 자판기를 선보였다. 이 자판기는 판매용이 아닌 사은품을 제공한다. 제품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코인을 이용해 원하는 샘플을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자판기는 이미 유통업계에서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어렵지 않은 관리와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한다. 리서치앤마켓에서는 스마트 자판기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7년에 1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의 자판기 운영 시장 규모도 1조4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의 영향으로 기존 주요 유통채널들이 예전보다 못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에뛰드의 올 2분기 매출은 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5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디지털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리테일 환경에서 영업·마케팅 방식의 본질적인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화장품 시장의 혁신 트렌드를 이끌어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판기를 운영하면 임대료나 인건비 등이 필요 없다는 장점과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소비 욕구를 자극 할 수 있다"면서 "특히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져 화장품 자판기 확대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자판기 사업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의심의 시선이 많다. 화장품은 주로 매장에서 직접 판매원과 상담하고 테스트한 후 구입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이 2010년 대학 캠퍼스와 지하철역 등에서 자판기를 선보였다가 1년여만에 사업을 접은 바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꼭 자판기로 화장품을 구매해야 할 매력을 느끼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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