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 한 달 새 2.5p 하락환율 변동성·생활물가 부담이 핵심 요인경기 인식 악화 속 주택가격 기대는 반등체감경기와 자산시장 간 괴리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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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급등과 생활물가 부담이 겹치며 소비자 심리가 한 달 만에 뚜렷하게 위축됐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체감 경기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전월보다 2.5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달 반등했던 지수가 다시 꺾이며, 계엄이라는 특수 변수를 제외하면 최근 1년 사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지수 하락은 경기 인식 악화가 주도했다. 현재경기판단은 89로 한 달 새 7포인트 떨어졌고, 향후경기전망도 96으로 6포인트 낮아지며 장기 평균을 하회했다. 가계수입과 생활형편에 대한 평가는 소폭 하락에 그쳤지만, 전반적인 체감경기는 빠르게 냉각되는 흐름이다.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요인은 환율과 물가다. 최근 원화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수입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고,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 부담이 체감경기를 끌어내렸다. 실제로 환율 변동성 확대가 향후 경기 전망을 낮추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눈에 띄는 대목은 소비심리와 자산 기대 간의 괴리다. 경기 인식은 악화됐지만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1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실물 경기와 자산 시장 간 온도 차가 여전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금리 인식도 바뀌었다. 향후 금리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늘며 금리수준 전망지수는 102로 올랐다. 반면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유지, 물가에 대한 불안은 고착화 양상을 보였다.전문가들은 고환율·고물가 환경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 위축이 실물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환율과 물가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소비 심리 회복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 상승 폭 확대 등으로 떨어졌다"며 "향후경기전망 지수의 경우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인공지능(AI) 산업이 재평가되는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 관련 우려가 늘면서 하락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