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80원대 지속 … 수입 물가, 27년 만에 최고 수준이마트는 산지 전환, 롯데마트는 직소싱 … 마트별 대응 전략 분화커피·소고기·과일까지 원가 급등 … 가격 전가 늦추기 총력
-
원·달러 환율이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480원을 넘어서며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자 수입 원가 부담이 유통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 ▲ ⓒ뉴데일리DB
수입 비중이 높은 식품을 중심으로 환율 상승이 체감 가격 압력으로 이어지면서 유통업계는 가격 인상 여력을 최대한 늦추고 공급망 안정화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2월 평균 원·달러 환율(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1470.49원으로 집계됐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인 1998년 3월(1488.87원) 이후 27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23일에는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80.10원)보다 3.5원 오른 1483.6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하며 이틀 연속 1480원대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고환율 장기화로 수입 물가도 전반적으로 급등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커피 수입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달 달러 기준 307.12, 원화 기준 379.71을 기록했다.
국제 시세 급등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원화 기준 수입 가격은 5년 새 4배 가까이 뛰었다. 소고기 수입 물가 역시 달러 기준으로는 30% 상승에 그쳤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60.6% 올랐다. 돼지고기(30.5%), 닭고기(92.8%), 치즈(약 90%), 과일(30.5%) 등 주요 수입 품목도 원화 기준 상승 폭이 컸다.
이 같은 환율 환경은 수입 원가에 통상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유통업계의 부담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
- ▲ ⓒ이마트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급망 대응에 힘을 쏟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고환율 국면에서도 소비자 가격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산지 다변화와 사전 물량 확보, 대체 상품 운영에 나섰다.
이마트는 해외 산지 확대를 통해 수산물 가격 방어에 나섰다. 이마트는 처음으로 칠레산 태평양 참고등어를 정식 수입해 한시 판매에 돌입했다. 해당 상품은 1손(2마리, 850g)에 5980원으로, 국산 간고등어(7980원/700g) 대비 약 25%, 노르웨이산 간고등어(1만1980원/750g) 대비 약 50% 저렴하다.
같은 참고등어 어종이면서도 국내 수요가 높은 중대형 사이즈를 선별해 국산 대비 판매 중량을 약 20% 늘렸다.노르웨이산 고등어는 어획 쿼터 감소로 수출 단가가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뛰며 가격 부담이 커졌다. 실제 이마트의 고등어 판매 비중은 지난해 국산 67%, 수입산 33%에서 올해 들어 국산 59%, 수입산 41%로 변화했다.
이마트는 칠레산 고등어의 선제적 도입을 통해 내년에는 기존 노르웨이산 고등어 물량의 절반가량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롯데마트는 수입 과일을 중심으로 물가 방어에 나섰다. 최근 수입 바나나와 파인애플 가격이 각각 전년 대비 약 16%, 27% 상승하자 롯데마트는 체리·블루베리·바나나·파인애플 등 주요 수입 과일을 중심으로 할인 행사를 기획했다.
특히 블루베리는 올해 10월 파트너사와 사전 협의를 통해 총 15톤 규모 물량을 선제 확보했고 기존 대비 용량을 약 30% 늘린 대용량 패키지를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체리는 칠레산 XL 사이즈 원물을 활용해 100g당 가격을 기존 대비 약 20% 낮췄다. 파인애플 역시 필리핀산 골드 파인애플 직소싱 물량을 전년 대비 40% 확대해 판매 가격을 약 30% 낮추는 등 환율 부담을 공급망 전략으로 흡수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고환율 대응 차원에서 수입 상품 구조를 재편 중이다. 수입 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장기 계약 비중을 늘리고,일부 품목은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산지로 조달선을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장기화할수록 수입 원가 부담은 불가피하게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당장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산지 다변화와 사전 계약, 대체 상품 운영으로 원가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는 전략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