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주목, 주주로서 감축 노력작년 자산운용사 최초 기후관련 대응 주주서한, 올해도 예고 탄소배출량 우상향·티핑 포인트 임박 우려, 위기대응 노력 필요
  • ▲ 송태헌 신한자산운용 ESG전략팀장이 6일 ‘ESG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을 주제로 열린 ‘SDGs 리더스포럼 2021 x 칸라이언즈’ 페스티벌에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는 자산운용사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 송태헌 신한자산운용 ESG전략팀장이 6일 ‘ESG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을 주제로 열린 ‘SDGs 리더스포럼 2021 x 칸라이언즈’ 페스티벌에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는 자산운용사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글로벌 최대의 화두로 꼽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달성하기 위한 전세계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연합(UN)이 지난 2015년 열린 70회 정상회의에서 주창한 SDGs는 환경, 경제, 사회통합을 아우르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각국 공통의 목표를 뜻합니다. 최근 기업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경영의 뿌리가 바로 SDGs입니다. 뉴데일리미디어그룹은 SDGs 리더스 포럼을 통해 기업 경영의 핵심으로 떠오른 ESG가 과연 세상을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업들의 실천 사례와 비전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있어 평가자와 상품 공급자, 실행자 등 3가지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투자기업에는 주주로서 기후변화 대응을 강력히 촉구하는 만큼 지속 가능한 경영 실천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송태헌 신한자산운용 ESG전략팀장은 6일 ‘ESG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을 주제로 열린 ‘SDGs 리더스포럼 2021 x 칸라이언즈’ 페스티벌에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는 자산운용사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송 팀장은 “금융사는 직접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하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주목한다”며 “이들 기업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마치 저희가 배출하는 것처럼 동일화해 감축 목표를 세우고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후변화 관련 금융기관에 권고되는 글로벌 스탠다드 방법론을 기반으로 탄소중립을 실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탄소중립 지지 선언 뿐 아니라 포트폴리오에 대한 탄소배출량 측정, 목표 설정, 공시 등 과정을 거쳐 검증 기관 평가도 받는다”며 “이처럼 투자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을 함께하면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실패’는 우리가 처한 가장 큰 리스크로 거론된다. 현재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년도 대비 1.1℃ 상승해 자연재해 우려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국가별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움직임도 탄력이 붙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올해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온도가 1.1℃ 오르면 10년에 한 번 일어나던 가뭄은 2배 가량 자주 발생하게 된다. 10년에 한 번 오는 폭우는 1.3배 발생하고, 50년에 한 번 찾아온 극고온 현상은 5배나 발생 빈도가 잦아진다. 극고온의 경우 1.5℃까지 오르면 현재보다 2배, 2℃는 3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송 팀장은 “대다수 과학자들은 인간이 버틸 수 있는 기온 상승 폭을 1.5℃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임계점) 관점으로,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제로)으로 줄이더라도 이미 배출된 양이 많은 탓에 지구의 온도가 지속 상승하는 시점을 의미한다”며 “실제 티핑 포인트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1.1℃ 오른 만큼 남겨진 온도는 0.4℃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6월 처음으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수립한 데 이어 작년 10월 2050탄소중립 선언 등 전방위적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실제 배출량 감축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주요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살펴보면,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2000년대 초반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려오는 상황이다. 1인당 배출량이 가장 많은 미국 역시 2000년대가 정점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계기로 소폭 오름세를 보였으나, 장기적으로는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우리나라는 꾸준히 우상향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도 냉랭하다는 평가다. 실제 국제기후변화 대응기구인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은 지난 2016년 우리나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 등을 세계 4대 기후 악당으로 지정했다. 

    작년 말 UN에 제출한 국가온실가스목표는 두 달 가량 뒤 상향된 수정안을 제출하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올해 5월에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시 24.4% 감축은 지구 평균 기온을 3~4℃ 올리는 수준이며, 적어도 50% 감축해야 1.5℃ 상승 시나리오에 맞출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송 팀장은 “현재 0.4℃ 가량 남은 상황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자산운용사로서 투자기업의 ESG를 평가하고, ESG 전략을 활용한 투자 상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주주로서 관여해 기후변화에 철저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신한자산운용은 작년 10월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기후관련 대응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22개 업종 총 242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중 20개 업종 101개 기업이 응답했다. 

    그는 “올해 더 많은 업체를 대상으로 주주서한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지난 1년간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 분위기가 많이 바뀐 만큼 진전된 피드백이 오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