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호출, 꽃·간식·샐러드 배달 서비스 폐지택시, 대리업계 한발 물러... 멤버십 폐지검토, 추가인수 철회티맵모빌리티, 토스 등 경쟁사 진출... 독주체제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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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가 플랫폼 사업자 독점 논란으로 모빌리티 사업을 축소·철수한다. 시장지배력 약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들의 진입으로 모빌리티 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12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국정감사를 통해 지적받은 사항을 중심으로 상생안을 발표하고 주요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수수료 및 요금을 변경했다.

    상생안으로 발표한 내용으로는 우선 9월에 발표한 택시 스마트호출 서비스 폐지, 기업고객 대상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시장 철수가 있다. 택시와 대리운전업계와도 상생 협의회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8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달 내 택시 및 대리업계와의 상생 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앞서 7일 대리운전노조와 교섭을 거부하던 카카오모빌리티는 국회에서 성실교섭 선언식을 열고 단체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타와 이에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결과다.

    또한 류 대표는 택시 기사 유료 멤버십(프로 멤버십)의 폐지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로 멤버십은 월 9만 9000원에 택시 기사가 콜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우선 배차 패키지로 논란이 되자 3만 9000원으로 가격을 내린 바 있다.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계속되자 류 대표는 가격 인하가 아닌 폐지를 염두에 두고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1577 대리운전에 이어 전화 대리운전 업체 두 곳을 추가 인수했던 것도 철회했다. 대리운전 앱콜 시장을 장악하고 전화콜 시장까지 잠식하려 하자 동반성장위원회와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이하 연합회) 등 관계자들의 반발이 거셌다. 연합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전화 대리운전 업체 두 곳까지 인수했다면 대리운전 전체 시장 점유율을 50% 이상 차지했을 거라고 봤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점유율은 독보적이다. 8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MAU)수는 1000만명을 넘고,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 기준으로 택시 가맹 대수도 2만 6000대에 달한다. 시장지배력에 따른 독과점 논란이 나오는 대목이다.

    카카오T 바이크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자전거는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카카오T 전기자전거는 이용자가 늘어 인프라 구축을 위한 관리비용 명목으로 ‘도료 점용료’를 책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잇따른 서비스 축소 및 폐지로 내년 상장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경쟁사인 티맵모빌리티의 공격적 마케팅과 금융 플랫폼 토스의 등장으로 모빌리티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티맵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우티는 4월 우버와 합작해 택시 호출 서비스 앱을 내놓았다. 글로벌 통합 앱을 올해 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8월 월간 앱 이용자 수는 86만여 명 정도로 추산된다.

    토스는 2000만 고객을 보유한 금융 플랫폼이다. 핀테크와 모빌리티를 결합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사업모델이 고착화된 시장에 진출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시해 왔다”며 “이번 인수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현 상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택시와 대리업계를 모두 만족시키는 상생 방안을 내기 어려울뿐더러 수익성 개선도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시장에 대해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점적 지위가 굳건하지만, 후발주자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내년 상장 목표는 더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