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래미안슈르 84㎡, 3개월 만에 2억↓안양·검단 등도 전셋값 하락… 대규모 입주 물량 영향서울은 연말까지 분양 가뭄… "당분간 오름세 유지할 듯"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가파르게 치솟았던 수도권 전셋값이 과천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서울 전셋값은 연말까지 입주 가뭄이 예상되는 만큼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21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의 통계를 보면 경기도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20일 9억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다. 지난 7월 같은 면적의 전셋값이 11억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만에 2억원 가량이 낮아진 셈이다. 이달 거래된 9건의 전세매물(84㎡ 기준)은 8억3790만~9억원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천시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도 84㎡가 지난달 8억9250만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는데 이는 지난 4월 같은 면적이 10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1억원이상 낮아진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과천시는 지난 8월 다섯째주(30일 기준) 전셋값 상승률 0.28%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이달 첫째주(4일 기준)에는 0.06% 상승했다.

    당장 다음달부터 과천시 별양동에 과천자이(2099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는데다 12월 갈현동에 과천제이드자이(647가구)와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679가구)가 입주를 앞두는 등 대규모 공급이 전셋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게 분양업계의 설명이다.

    4분기 안양냉천지구(1630가구), 평촌래미안푸르지오(1199가구) 등 분양이 예고된 안양시도 전세 매물이 급격히 늘어난 상태다. 이날 기준 안양시 동안구 전세 매물은 1836건으로 지난달 21일 1140건과 비교하면 한달새 61% 가량 늘었다.

    안양시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 8월 둘째주(16일 기준) 0.34%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 셋째주(20일 기준)에는 0.23%까지 내려간바 있다. 

    같은기간 검단신도시가 위치한 인천 서구의 전셋값 상승률도 0.22%에서 0.08%까지 하락세를 나타냈다. 실제로 당하동 당하KCC스위첸 73㎡는 지난 3월 3억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지만 지난달 30일에는 2억1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검단신도시 역시 내년에만 1만가구가 공급되는 등 2023년까지 2만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당분간 전셋값 하락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수도권 곳곳에서 전셋값 상승폭이 둔화하면서 서울 전셋값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이들 지역과 달리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셋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동구 둔촌주공, 동대문구 이문1구역, 서초구 방배5구역 등 올해 서울에서 분양을 예고한 주요 단지들이 줄줄이 분양 일정을 연기한 탓에 서울 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이달 중 분양가 상한제 가산공사비 심사 기준을 구체화한 제도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장 전세 시장 안정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의 경우 전세 매물이 늘었지만, 이는 2년전 전세 거래 건수가 많았던 만큼 재계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셋값 안정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강남 등의 경우 내년 신학기를 앞두고 학군 수요가 발생할 수 있으며, 분양 일정을 미룬 단지들도 내년 대선에 따른 정책 변경 등을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있어서 당분간 서울 전셋값 오름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