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원·달러 급등락 … 환헤지·재고평가 분주원가·유가·금리 동반 상승 … 투자·고용은 보수화 압력LG엔솔 8000억원 회사채 금리↑ … 조달비용 전이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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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지표만 떼어보면 고환율은 ‘호재’처럼 보인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은 오르내림의 방향보다 하루 안에서 출렁이는 속도가 기업을 더 먼저 압박하고 있다. 장 초반 1460원대에서 거래되다가 야간에 1500원선을 넘나드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달러로 들어오는 매출과 달러로 나가는 원가가 같은 장부에서 동시에 흔들린다. 문제는 환차손익을 넘어 투자 집행, 채용, 자금조달 일정까지 ‘결정 자체’를 늦추는 불확실성이다.◇1500원대가 만든 착시 … 수출보다 먼저 오는 건 원가·불확실성5일 서울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 1461.6원을 기록하는 등 하루에도 변동폭이 크게 나타났다. 야간 거래에서 1500원을 웃도는 급등이 나오는 등 ‘널뛰기’가 이어졌다는 점이 기업들을 더 긴장시키고 있다.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원·달러 환율 등락 범위를 1450원~1550원으로 제시하는 등 고환율·고변동성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현장에서 부담이 커지는 지점은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유리하다”는 단순 계산이 예전만큼 잘 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수출기업이라도 원자재·부품·에너지 결제가 달러 기반인 경우가 많고, 글로벌 생산 비중이 높을수록 환율 효과는 매출과 비용에서 서로 상쇄되기 쉽다. 환율이 ‘높다’는 사실보다 ‘예측이 안 된다’는 사실이 먼저 비용으로 돌아오는 구조다.◇중동 충격이 회사채 금리로 … LG엔솔 8000억원 발행금리 확정환율 급등락의 파장은 외환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연휴 기간 중동에서 군사적 충돌이 벌어진 뒤 시장금리가 급등했고, 그 여파가 기업 조달비용으로 전이되는 흐름이 확인됐다.LG에너지솔루션은 8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5일)을 앞두고 발행금리를 확정해 공시했다. 2년물 2950억원 3.639%, 3년물 4300억원 3.856%, 5년물 450억원 4.008%, 10년물 300억원 4.613%다.금리 확정 기준일을 앞두고 ‘AA’ 3년물 공모 무보증 회사채 민평금리가 급등했고, 민평금리가 연휴 직전 대비 2영업일 만에 18bp(1bp=0.01%포인트) 뛰었다. 추가 이자비용은 연간 10억원~20억원 안팎으로 추산됐다.핵심은 특정 기업 1건의 비용 증가가 아니다. 지정학 리스크가 커질수록 환율과 금리가 동시에 출렁이며 조달 환경이 ‘재가격’되는 구간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점이 산업계에 경고로 읽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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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대응은 환헤지·재고관리 … 투자·고용은 보수화 압력기업들은 통상 통화스와프·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한 환헤지, 원자재 장기계약, 재고의 탄력 운영으로 충격을 흡수한다. 다만 변동성이 커지면 대응은 ‘기술’에서 ‘운영’으로 옮겨간다. 가격 전가와 계약 재협상, 물류·재고 조정, 자금 집행 시점 조절이 동시에 필요해져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고유가가 동반될 경우 부담은 더 커진다. 원가 상승은 제품 가격과 수요에 영향을 주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금리 경로를 다시 자극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업계 관계자는 "환헤지와 비용 절감으로 단기 충격을 줄일 수는 있지만, 변동성이 길어질수록 투자는 보수화되고 고용도 방어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면서 "환율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가 산업계의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