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전기 생산 지역 억울…요금 차등제 현실화 고민해야"차등 요금제 도입시 요금 격차 kWh당 10~20원 수준 예상정부, 기업 지방이전으로 수도권 집중화 해소 효과 기대수도권 등 지역 반발도 … 한전 "합리적 개편방향 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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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05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필요성을 다시 강조하면서 전력요금 체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발전소와 전력 소비지 간 거리, 송전 비용, 지역별 전력 자립도 등을 반영해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연내 구체적인 제도 설계안을 마련할 계획이다.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도입되면 기업들의 지방 이전을 유도해 지역 균형발전을 촉진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거론된다. 그러나 실제 도입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지금까지 전국 단일요금제 체계에서 전력 생산 비용을 전국이 공동 부담해왔지만, 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도입되면 수도권을 비롯한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고 있던 지역과의 갈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런 복잡한 현실을 반영해 요금 제도를 정교하게 설계야 한다고 지적한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임시국무회의서 "지방에서 전기를 끌어오느라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는데, 수도권 전기 요금이 전국과 똑같다 보니 생산 지역은 억울하게 손해를 보고 집중 사용 지역은 부당하게 이익을 본다"며 "생산비가 싼 곳은 싸게, 송전 비용을 포함해 비싼 데는 비싸게 책정하는 '전기 요금 차등제' 현실화를 실제 고민해야 한다"고 지시했다.이는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기업들의 지방 이전을 유도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보낸 것으로 풀인된다.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전기판매사업자는 '국가균형발전 등을 위하여 송전·배전 비용 등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45조에 따른 것이다.지역별 차등 요금제는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를 공급하고, 전력을 대량 소비하지만 자체 생산이 부족한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한국은 전국 어디에서나 동일한 전기요금을 적용하는 '단일 요금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정부가 검토 중인 차등 요금제의 핵심은 송전 비용이다. 발전소가 밀집한 지방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 등 대규모 소비지로 보내는 과정에서 송전선 건설 비용과 전력 손실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정부 설명에 따르면 지역별 차등요금제 도입시 발전소와 가까운 지역과 먼 지역 사이에서 전기요금 차이는 1kWh(킬로와트시)당 약 10~20원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국무회의에서 "전남 신안군에서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한다고 가정할 때 전기요금을 얼마나 차등할 수 있느냐"고 묻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kWh당 10~20원 수준"이라고 답했다.산업용 전기요금이 현재 kWh당 약 180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약 10% 안팎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정부는 우선 산업용 전기요금에 먼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후 제도 안정성을 고려해 일반 요금 체계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정부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도입되면 수도권에 집중된 기업들을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으로 이전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전력 사용량이 많은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철강, 석유화학 관련 기업들이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또 현재는 전국 동일 요금 체계 때문에 발전소 인근 지역과 먼 지역 간 비용 차이가 요금에 반영되지 않지만, 차등 요금이 적용되면 전력 생산지 근처에서 소비가 늘어나 송전 부담이 줄어들고 전력망 효율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이재명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도 부합한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생산이 많은 지역에서 전력 가격이 낮아질 경우 기업들이 해당 지역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져 에너지 전환 정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는 상당한 논란도 예상된다. 우선 수도권 기업 부담 증가 문제가 제기된다. 수도권은 전력 자립도가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전기요금을 부담할 수밖에 없고,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또한 전기요금이 지역별로 달라질 경우 특정 지역은 혜택을 받고 다른 지역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지역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실제 2025년 1~7월 기준 광역지자체별 전력 자급률은 천차만별이다. 최고 262.6%(경북)에서 최저 3.3%(대전)까지 79배 격차를 보였다.경북(262.6%), 전남(208.2%), 인천(180.6%), 충남(180.5%), 강원(163%)은 상대적으로 높은 자급률을 보였다. 반면 낮은 지역은 대전(3.3%), 서울(7.5%), 광주(11.9%), 충북(25.6%) 순이다. 특히 서울의 자급률은 2024년 11.6%에서 2025년 7.5%로 하락 추세다.정부는 지난해 전기 요금을 수도권·비수도권·제주도로 권역을 나눠 차등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이런 지역별 격차로 인해 철회했다.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차등 요금제는 단순한 가격 정책이 아니라 전력시장 구조, 산업 정책, 지역 정책이 결합된 대형 제도 개편"이라며 "정부의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한국전력은 지난해 1월 발주한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 연구 용역'을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역별 차등 요금제는 이르면 연내 시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한전 관계자는 "현재 지역별 차등 요금제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오늘 대통령 말씀도 있었기 때문에 합리적 개편방향을 도출해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을 속도감있게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