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K-OTC부장공모주 관심 지속되면서 K-OTC 관심도 뜨거워사설 플랫폼 비해 세제혜택·거래안정성 등 이점 뚜렷"MZ 투자 열풍 반갑지만…투자자 교육·보호장치 성숙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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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종현 기자
    공모주 청약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면서 제도권 장외주식시장인 K-OTC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연내 20개사의 K-OTC 시장 진출이 예상되면서 지난해 두 배에 가까운 성과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K-OTC부장은 최근 뉴데일리경제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K-OTC는 지난 2014년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던 비상장주식 장외 매매시장인 '프리보드'를 확대 개편한 장외주식시장이다. 현재 거래 가능한 비상장 주식 발행회사 수는 144사다. 

    올해엔 11월 현재까지 15개사가 진출했고, 연내 진입이 예상되는 기업도 5~6개사다. 이로써 올 한 해 20곳에 달하는 기업이 K-OTC 진출을 통해 성장 활로를 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으로 공모주 투자 열풍이 뜨거워지면서 K-OTC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K-OTC시장에 문을 두드린 기업은 12곳. 이미 지난해 신규 기업 수를 가뿐히 넘어서면서 전년 대비 2배에 가까운 성과를 목전에 뒀다. 

    시가총액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14조3000억원이던 시총은 지난해말 17조원으로 전년 대비 21% 늘었고, 지난 9일 기준 32조9000억원으로, 1년 새 94%가량 급증했다.  

    장외주식 시장이라고 해서 중소업체나 벤처기업만 거래되는 건 아니다. 포스코건설·SK에코플랜트 등 대기업 계열사나 비보존·아리바이오·오상헬스케어 등 유망 바이오기업들도 거래되고 있다.

    이환태 부장은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상장 전 투자처로서 K-OTC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제도권 장외주식 시장으로서 거래 편의성과 안정성, 양도세 면제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 세제 혜택까지 주어지면서 투자자들과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K-OTC시장은 장외시장이지만 일반 증권사를 통해 K-OTC가 제공하는 호가중개시스템을 이용, 일반 상장사 거래 매매와 같은 방법으로 주식을 사고 팔 수 있어 거래 편의성과 결제 안정성이 제고된다. 

    투자위험성 고지, 부정거래행위 혐의 계좌 수탁거부, 기업 공시 등 투자자 보호 장치도 마련돼 있다. 

    시장 등록 요건으로는 ▲연매출 5억원 이상 ▲감사의견 적정 ▲예탁원 주권 전자등록 ▲자본전액잠식 아닐 것 등이 요구되며, 협회는 별도의 심사를 통해 사업 계속성 여부를 점검한다.

    사설 장외주식 플랫폼에 비해 월등한 보호장치가 있지만 상장시장과 비교할 땐 이마저도 완벽하진 않다. 제도권 시장이지만 규제가 최소화됐을 뿐이다. 

    장외주식 특성상 거래량이 적은 탓에 주가 변동성이 크고 추후 상장이 무산되면 주가가 급락할 수도 있다. 상장시장 대비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또한 기업의 신청 없이 협회가 직접 매매거래대상으로 지정한 기업은 공시의 의무가 없다. 

    때문에 최근 비상장 주식 열풍이 반가우면서도 협회 차원에선 조심스럽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장외주식 열풍이 불면서 증권사들은 앞다퉈 관련 플랫폼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 부장은 "K-OTC 시장 요건조차 최소한의 요건이지 무조건 우량기업임을 담보하고 있진 않다. 기업분석 보고서 발간 사업, 투자용 기술평가보고서 지원, K-OTC 기업설명회 개최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이 강조된다"면서 "사설 시장에서는 더더욱 장외주식 투자의 위험도가 높다. 높은 수익률 이면의 위험을 투자자들이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OTC 시장을 홍보하는 것 만큼이나 장외주식에 대한 투자자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은 등록 기업 유치 차원의 콘텐츠와 상장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 교육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면 비상장 주식 관련 내용을 구상 중이다.  

    이 부장은 "지난해 주식시장에 뛰어든 젊은 투자자들은 침체기 등 시장의 다양함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라면서 "MZ세대가 지속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외주식 시장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 K-OTC 시장의 외형적 성장에 맞춰 투자자 보호 장치 역시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제고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미국은 OTC마켓이 가장 큰 장외주식 시장으로서 기능한다. K-OTC가 그런 규모로 성장하려면 시장이 커져가는 것만큼 투자자 보호 요소들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