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 워커 전성시대, 은행 핵심 고객 급부상 해외, 뱅킹·백오피스 지원 특화서비스 구축국내 대응 미흡…프리랜서 플랫폼 인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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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이후 프리랜서 성장세가 더 가속화되면서 국내외 은행권에서는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특화서비스 출시 등 대응마련이 분주하다. 

    그러나 국내은행들은 프리랜서 급성장에 비해 이들을 겨냥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비정규 프리랜서 등 이른바 ‘긱 워커(Gig Worker)’들의 근로 데이터를 활용해 긴급 생활자금을 지원하는 ‘신한 급여선지급 대출’을 이달 초 선보였다. 

    이 대출은 급여업무 자동화 서비스 플랫폼 뉴플로이의 급여 정산 서비스를 이용 중인 사업장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200만원 한도에서 월 급여액의 70%, 주급·일급의 60%까지 자금을 지원한다. 대출 기간은 1개월이며 고객의 급여일에 급여가 입금되면 대출금은 자동으로 상환된다. 최고금리는 연 5.28%, 우대금리는 연 1.3%다.

    하나은행은 프리랜서를 위한 온라인 서비스 ‘머니수첩’을 운영중이다. 머니수첩은 프리랜서, 소상공인에게 실시간 계좌 조회, 매출 지출 내역 등을 제공한다. 

    국내 은행들은 주로 프리랜서 대상 대출상품을 취급 중인데 우리은행(5개), KB국민·하나·신한은행(각 2개)이 운영 중이다. 

    은행들이 프리랜서 금융상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코로나19에 따른 극심한 취업 시장 불황과 업무의 비대면화 확산, 직업관의 변화 등으로 프래랜서의 수가 급격히 증가한 영향이다. 

    실제로 2020년 기준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13.6%인 380만명이 프리랜서로 집계됐고, 2025년에는 15.9%인 449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해외의 프리랜서 증가세는 국내보다 더 가파르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2027년 미국 노동자의 과반수가 프리랜서로 일할 전망이다. 

    글로벌 은행들은 프리랜서 시장 선점을 위해 회계, 세금관리, 송장 업무 등 특화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미국의 리리(LiLi)는 프리랜서 전용 디지털은행으로 프리랜서, 1인 사업자 등만 사용할 수 있는 뱅킹서비스를 출시해 올 초까지 20만명의 프리랜서 고객이 가입했다. 

    독일의 디지털은행인 N26은 2015년 프리랜서, 자영업자를 위한 비즈니스 계좌를 선보이고, 운영 국가도 유럽을 넘어 북미까지 확대해 총 고객이 700만명에 달한다. 

    프리랜서 전용 뱅킹서비스는 △낮은 이용 장벽 △백오피스 업무 지원 △전용대출상품 취급 △편리한 접근성이 특징으로 꼽힌다. 

    프리랜서가 필요한 기본적인 뱅킹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회계나 자금관리 등 백오피스 업무를 지원하며, 송장 업무를 무료로 제공하는 식이다. 이밖에도 프리랜서의 불안정한 소득 흐름을 고려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자금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처럼 해외의 프리랜서 대상 금융상품과 서비스에 견줘볼 때 국내 주요 은행들의 대응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김도훈 선임연구원은 “향후 은행의 주요 고객군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프리랜서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며 “기존은행 앱에 프리랜서 특화 금융서비스를 탑재하거나 프리랜서 특화 플랫폼 구축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프리랜서 고객의 수요가 있는 백오피스 지원 기능 확충과 사무소 없이 영업하는 프리랜서 특성을 감안한 중개(온라인 사무소) 서비스 확장도 가능할 것”이라며 “고객기반 확보와 서비스 다양화를 위해 크몽, 숨고, 탤런드 뱅크 등 지배적인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과의 제휴나 인수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