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설 '위드 코로나' 대신 비대면 명절 유력헤비대면 설 특수 기대 높아진 백화점·이커머스 대형마트·SSM 명절특수 기대… 선물세트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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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설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주판 튕기기에 속내가 복잡하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내년 설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예전 명절의 모습을 회복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비대면 설이 유력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통업계간 희비도 엇갈리는 중이다. 설은 통상 유통업계의 최대 성수기로 꼽혀왔지만 비대면 명절에 한해서는 그 효과나 영향이 뒤집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오는 17일부터 일제히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을 예고한 것. 예년 보다 보름 가량 빨라진 사전 예약이다. 상품 가지 수도 예년보다 10~20% 늘리고 할인율도 최대 60%까지 과감하게 적용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24일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한다. 예약판매 기간 동안 품목별로 5%에서 67%까지 선할인을 진행한다.

    백화점의 이같은 선택은 내년 설이 비대면 명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는 근거로 풀이된다. 이들이 선물세트 사전 예약 날짜를 앞당긴 것도 선물세트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여기에 연말 매출을 이끌어낸다는 복안도 있다. 

    통상 비대면 명절에 있어 최대 수혜는 선물세트로 꼽힌다. 직접 찾아뵙지 못하는 부모님, 친지에 대한 미안함을 선물로 대체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2월과 9월 백화점의 선물세트 매출은 각각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사전 예약의 경우 재고에 대한 부담을 덜고 상품을 발주할 수 있어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게 낮은 ‘알짜’로 꼽힌다. 올해 2월 백화점의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39.6%에 달한 바 있다. 지난 9월 추석에도 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3% 신장했다.

    이는 대형마트의 경우도 비슷하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중 유일하게 17일부터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에 착수했다. 다만 대형마트의 표정은 백화점만큼 밝지 않다. 비대면 명절에는 통상 명절과 달리 상차림이 줄어들어 그만큼 장보는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전 선물세트로 이를 얼마나 만회하느냐가 관전포인트다. 지난 설의 경우 대형마트의 매출은 소폭 성장했지만 지난 추석이 포함된 9월 대형마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한 바 있다. 

    같은 이유로 장보기 매출의 의존도가 높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올해 설도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SSM은 올해 설이 포함된 2월, 추석이 포함된 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2%, 16.1% 감소하는 타격을 받았다.

    반면 가장 기대감이 높은 곳은 이커머스 업계다. 코로나19가 확산될수록 온라인 상으로 선물을 주문, 배송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탓이다. 쿠팡,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등 주요 이커머스 채널은 올해 설에도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중이다. 여기에는 지난 추석의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주효하다. 지난 9월 이커머스 분야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신장하면 유통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설이 예상과 달리 비대면 명절로 진행 될 것이 유력해지면서 각 유통업계의 계산이 복잡해졌다”며 “설 선물세트 수요를 뺐기 위한 유통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