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 전기차충전소에 일반차 주차 일쑤공공시설 전기차충전소 2% 규제 적용되며 백화점 주차전쟁 중신세계-현대백화점도 고심… 지자체와 협의해 규제적용 연장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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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전기차로 롯데백화점 본점을 방문한 권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옥외 주차장 3층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소에 빼곡하게 주차된 일반 차량으로 인해 충전은커녕 충전구역 진입조차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일반 주차구역으로 차를 돌려야 했다.롯데백화점이 주차전쟁을 치르고 있다. 친환경자동차법에 따라 옥외 전기차충전소를 만들었지만 한정된 주차공간으로 인해 일반 차량의 주차가 성행하는 것. 이는 모두 불법주차로 과태료 대상이다. 그렇다고 주차공간을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상황. 백화점 업계의 전기차충전소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업계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자동차법)에 따라 전기차충전소 확대가 한창이다. 친환경자동차법은 공공건물 주차대수 중 2% 이상의 공간에 전기차충전소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지난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이 법은 2년간의 유예를 거쳐 지난 1월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000만원 이하의 강제이행금이 부과된다.문제는 방문차량이 많아 주차난이 일상적인 백화점 특성상 전기차충전소 확대가 또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지상 주차장 3층은 원래 호텔, 면세점 방문객 전용 공간으로 이용됐지만 최근 전기차충전소가 설치되면서 혼잡도가 크게 높아졌다. 일반 내연기관 차량이 전기차충전소에 버젓이 주차되는 것도 주차 전쟁의 일환이다.롯데백화점 본점은 총 주차대수가 917대 규모인데,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고객이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피크시간대는 주차가 쉽지 않다.
1979년에 준공이 이뤄진 본점 특성상 당시 주차공간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이 때문에 수차례 주차공간 확장 공사를 진행해왔다.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의 옥외 전기차충전시설은 약 15대 가량이다.이런 문제는 준공이 오래된 백화점일수록 더 심각하다. 특히 화재 위험 등으로 전기차충전시설을 옥외에 두도록 권고하면서 이에 대한 고민도 커져가고 있다. 이렇다보니 일부 백화점은 전기차 충전소를 서둘러 늘리기 보다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통해 규제 적용을 최대한 미루는 중이다.신세계 본점은 현재까지 전기차충전소 설치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고객 안전 확보 등을 이유로 서울시 중구청과 협의해 친환경자동차법 적용을 1년 유예한 상황. 신세계 본점은 아예 백화점 밖에 우리은행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전기차충전소 설치 규정을 충족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기존 옥외주차장을 통해 전기차충전시설을 확장했지만 이 외에 다른 일부 점포는 전기차충전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자체와 협의하에 전기차충전소 규정 적용을 연장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전기차충전소 설치 규제가 생기면서 백화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곳은 해당 규정을 고려해 지어지지만 옥외주차장이 협소한 점포는 여전히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