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兆 몸값' 18일 예비심사결과 관심집중2조 자금 조달,“지속가능한 내일 준비할 것”정유 매출 비중 85%→45%… 친환경 사업 70% 정조준
  • 현대오일뱅크가 정유사업 비중을 확 낮춘다. 기름때를 벗고 친환경 에너지 사업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비전 2030에 초점을 맞췄다. 

    전통 에너지 기업 현대오일뱅크가 신사업에서 기업의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의 원유정제 사업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기업공개(IPO)를 기점으로 사업에도 큰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IPO 카드가 성공하면 신사업의 성장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은 10조원대다. 2019년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8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는데, 그사이 정유사업 실적이 개선돼 기업가치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기업공개로 최대 2조원 가량을 조달할 예정이다. 조달한 자금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투자한다. 

    현재 85% 수준인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5%로 낮출 계획이다.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블루수소 등 3대 친환경 미래 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을 70%까지 높인다는 복안이다.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7월엔 계열사인 현대오일터미널 지분 90%를 매각했다.

    최근 미국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팔란티어 지분 취득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팔란티어와 협업해 스마트공장 건설을 포함하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강달호 부회장은 "최근 태양광 패널 소재 생산, 온실가스 자원화, 바이오 항공유 등 친환경 사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3대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3대 신사업 분야는 △정유공장의 수소 제조 설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해 재활용하는 블루수소 △정유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화이트 바이오' 연료 개발 등이다.

    세 번째 IPO 도전이지만 분위기는 좋다. 

    현대오일뱅크의 IPO가 과거보다는 우호적인 환경에서 진행 될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지난 2년간 정유업계를 침체기에 빠트렸던 코로나19 영향이 올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정제마진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1424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조6066억원으로 50.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528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여기에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한 석유화학설비(HPC)가 최근 시운전에 들어간 점도 IPO 성공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HPC는 정유 과정에서 나오는 중질유 등을 활용해 플라스틱과 합성 고무 원료인 폴리에틸렌을 비롯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다. 지금은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상승하면서 정유업이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업황이 악화될 경우 석유화학사업인 HPC가 그 손실을 채워줄 수 있는 구조다. 

    앞서 지난해 12월 13일 현대오일뱅크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 심사 청구를 신청했다. 예비심사에 영업일 기준 45일가량 걸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심사결과는 이달 18일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실적을 기반으로 3~4월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이르면 내년 5월, 또는 내년 상반기가 예상 상장시점이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지주의 기업가치 상승 기대감도 크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의 74.1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유지분 중 일부 구주매출이 진행된다면, 현금 유입에 따른 배당 여력 증대와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축소를 기대할 수 있다"며 "(상장에 따른) 지주회사 할인을 감안해도 현대오일뱅크 기업가치만을 현실적으로 반영하면 밸류에이션 매력은 충분히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