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경력직 이어 공채 시작작년 규모 뛰어 넘는 채용 예고전공 뛰어 넘어 진입 노리는 취준생들장비·소재분야도 "대기업 가자"… 인력 이탈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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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인재 채용에 나서며 채용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밀려드는 메모리 분야는 물론이고 선두를 빨리 뒤쫓아야 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특히 대거 채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내달 중순께 대졸(3급)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삼성이 상반기 채용을 3월 말경 시작해 7월 중에는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이와 비슷한 일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이 지난해 8월 발표한 채용 계획에 따르면 향후 3년 간 4만 명을 채용하고 이 중 1만 여명은 시스템반도체나 바이오 등 미래성장동력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뽑는다는 계획이다. 올해 이 계획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면서 반도체업계, 특히 파운드리와 같은 시스템반도체 분야 채용 문이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또한 지난해부터 경력직 선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미 역대급 수준의 경력 공채가 진행됐고 지난해 하반기 선발된 경력직 최종 합격자들이 내달 입사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 경력직 채용 일정도 이미 시작했다. 이달 17일까지 서류 접수를 시작으로 또 한번 대규모 경력직 채용이 진행된다. 채용 규모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예년보다 확대된 수준이 될 예정이라 2년 여에 걸쳐 역대급 규모의 경력직 채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이탈자가 상당했던 SK하이닉스도 채용을 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이미 상당기간 동안 대졸 신입사원 채용과 경력직 채용을 대규모로 진행했는데 반도체업계 인재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채용 규모를 더 늘려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SK하이닉스도 이달 중 신입과 경력 직원 모두 채용 절차를 시작한다. 신규 채용 규모는 세자릿수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과 마찬가지로 예년보다는 훨씬 규모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앞서 SK하이닉스는 공채 제도가 아니라 수시 채용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연간 1000여 명을 신규 채용했다. 올해도 이달 채용을 시작으로 꾸준히 채용에 나서면서 예년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에 M16 팹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고 용인에도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앞두고 있어 기존 인력 외에도 충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거기에 이직자가 발생한 공백도 메꿔야 해 올해는 더 부지런히 채용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렇게 반도체 시장에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보니 이공계 대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을 중심으로 전공과 상관없이 반도체업계 진입에 도전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업체들도 전공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인재를 흡수하는 상황이고 다양한 전공자들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SK의 채용 확대로 반도체시장이 들썩이면서 반도체 소재나 장비 등 업계 전반에서도 채용에 대한 기대감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소 중견기업에 해당하는 소재나 장비업계 종사자들은 경력직 채용문을 두드려 삼성과 SK 같은 대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린다. 반면 직원들을 대기업에 내줘야 할 처지에 놓인 기업들은 또 다시 인재난에 허덕일 수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