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17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결정신라젠, 18일 코스닥시장위서 상장 폐지 여부 결론오스템 담은 펀드 일제히 판매 중단…상폐 시 일파만파오스템 회장에 대출한 증권사, 결정 이후 연장 여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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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15억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와 상장폐지 기로에 선 신라젠의 운명이 오는 17일과 18일 각각 결정된다. 

    여의도 증권가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만약 이들이 상장폐지로 결론 날 경우 기업에 투자한 20만여 명의 소액주주뿐 아니라 해당 종목이 담긴 펀드를 판매·운용하는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 등도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17일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결론이 나온다. 신라젠은 오는 1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시장위)에서 상장 폐지 여부가 가려진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3일 자금관리 직원 이모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 코스닥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오스템임플란트 주주는 4만명에 달한다. 

    거래소는 당초 지난달 24일까지 실질심사 대상 해당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관심이 크다는 이유로 예비심사 기간을 17일까지 연장했다.

    만약 오스템임플란트가 실질심사 대상이 안 되면 다음날 거래가 즉시 재개된다. 반면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영업일 기준 20~35일간 실질심사를 거친 후 1심인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에 오른다. 기심위 심의·의결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상장유지나 상장폐지 또는 1년 이내 개선기간 부여다. 

    업계에서는 당장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횡령금액 2215억원이 자기자본을 뛰어넘은 데다 회사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점을 고려해 실질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때문에 지난 2020년 5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1년 넘게 정지된 상태다. 회사 주주는 16만6000명이다. 

    지난달 18일 기심위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받은 신라젠은 오는 18일 시장위를 거친다. 시장위 또한 이번 회의에서 상장폐지, 상장유지, 개선기간 부여 중 하나를 결정한다. 

    주주들은 거래소 1심 상장폐지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거래소 이사장과 임직원을 고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만약 상장폐지로 결론이 나더라도 회사가 이의를 신청한다면 최종심에 해당하는 회의가 다시 한번 열리게 된다.

    시장에서는 신라젠에 대한 기심위의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최악의 경우를 피해 개선기간 부여가 결정되더라도 추가로 거래 정지가 이어지는 상황은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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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도 거래소의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오스템임플란트 관련 펀드가 일제히 판매 중단되면서 펀드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상장폐지로 가닥이 잡힐 경우 파장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를 조금이라도 담고 있는 펀드들의 신규 판매는 중단된 상태다. 앞서 5대 시중은행 및 12개 증권사 등 대다수 펀드 판매사들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발생 이후 이 종목을 편입한 펀드의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만약 오스템임플란트가 최종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받을 경우 수익률 악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를 위해 한꺼번에 환매를 요청하는 ‘펀드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부터 오스템임플란트를 1% 이상 보유한 펀드에서 수백억원대 환매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 내 종목의 상장폐지가 확정될 경우 해당 종목을 정리매매 기간에 매도하게 된다”라며 “이 경우 해당 펀드의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만약 정리매매 기간에 매도를 안 할 경우에는 비상장 주식이 되기 때문에 평가위원회를 열어 적정가치를 책정, 기준가에 반영하기도 한다”라며 “이 경우에도 펀드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은 아울러 거래소의 결정을 지켜본 후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앞서 국내 13개 증권사로부터 회사 보유 지분 20.64% 가운데 12.31%를 담보로 총 105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바 있다. 이 가운데 SK증권과 교보증권은 이미 각각 석 달씩 만기를 연장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을 지켜보고 연장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라며 “리스크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한 후에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