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카오페이證 본격 경쟁…업계 MTS 혁신 가속화증시 위축·심화된 경쟁에 자본력 갖춘 대형사 MTS 줄개편중소형사도 MZ세대 타깃 MTS 보완 적극적
  • 증권업계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등 핀테크 증권사 등장에 따른 위기감에 시작됐던 기성 증권사들의 MTS 개편은 최근 들어 더욱 적극적으로 번지고 있다. MZ세대로 대표되는 신규 투자자들에게 핀테크 증권사들의 참신한 MTS가 기대 이상의 반향을 보이자, 증권사 MTS 혁신은 한층 치열해진 리테일 시장에서 생존 전략이 된 모습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MTS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됐다. 지난해 3월 토스증권이 간편 MTS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15일 카카오페이증권이 베타서비스를 모든 이용자들에게 오픈하면서다. 

    카카오페이증권 MTS는 카카오페이 플랫폼에 탑재하는 방식인 만큼 별도의 앱 없이 카카오페이 앱 '내 주식' 탭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수익률에 따라 카카오 프렌즈 테마가 달라지는 등 재미 요소도 결합했다. 20~30대를 주 타깃으로 삼은 토스증권과 달리 전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카카오페이증권 MTS는 쉬우면서도 고도화된 정보가 담겼단 평가다. 

    토스증권은 지난달 대규모 MTS를 업데이트하며 카카오페이증권과의 전면전에 대비했다. 정규장 외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지원을 통해 매매 가능 시간을 확대했고, 연말부턴 해외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매매도 가능해졌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개설 계좌수 400만개, 월간 활성 사용자(MAU) 230만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상황이다.

    이들 두 회사 간 경쟁은 비단 대표 핀테크 증권사 간 자존심 싸움으로 그치지 않는다.

    기성 증권사들의 MTS 전면 개편이나 각종 서비스 보완은 앞다퉈 이어지고 있다.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편의성을 앞세운 핀테크 증권사 MTS는 MZ세대 신규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핀테크 증권사 간 본격 경쟁이 증권업계 전체에 반향을 일으킨 셈이다. 

    특히 최근 증시 위축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이탈이 이어지면서 브로커리지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본력이 상당한 대형 증권사들은 일찌감치 MTS 개편에 공들이고 있다.

    키움증권이 대표적이다.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1위 업체지만 최근 후발주자들의 추격으로 시장 지배력 유지 여부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달 MTS 사용자 수(MAU·월간활성유저)는 302만9250명으로, KB증권(404만7259명)에 밀렸다. LG에너지솔루션 청약이란 단기 이벤트 영향이었지만 뒤따르던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과 격차도 지난해 대비 좁혀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를 목표로 MTS '영웅문S'를 전면 개편하고 국내 및 해외 주식 거래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더 특별한 영웅문S'을 캐치프레이즈로 차세대 MTS를 개발 중이다.

    삼성증권은 MZ세대를 겨냥한 간편 MTS인 오투를 지난해 출시했다.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도 여기에 탑재했다. 기존 MTS에는 미국주식 주간 거래 지원 등 지속적인 서비스 확장을 통해 고객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연말부터 MTS 구독형 콘텐츠 '나무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뉴스레터와 각종 금융정보 서비스를 담은 '나무 투데이', 동영상 교육 콘텐츠 '나무 레벨업', 종목 발굴 '나무 픽', 월단위 멤버십 포인트인 'MY멤버십' 등으로 구성되며, 타깃층은 MZ세대다.

    중소형사들의 MTS 진화도 눈에 띈다. 유진투자증권은 MZ세대 타깃을 분명히하며 저변 확대를 위해 대형사 수준에 준하는 디지털 혁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우선 대형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간편 MTS인 유투를 이달 초 중소형사 최초로 선보였다. 국내 주식과 미국·중국·홍콩 등 해외 주식 거래 서비스는 물론 타사 간편앱엔 없는 타임라인·포스팅 등 SNS를 연상케 하는 기능을 담아 재미를 더했다.

    일반 MTS엔 고객 편의성 강화를 위해 계좌정보를 바탕으로 한 모든 상담 서비스를 포함하는 종합채팅상담서비스를 추가했다. 이는 일부 대형 증권사에서만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최근 급격히 유입된 신규 투자자를 겨냥한 차세대 MTS '이베스트온'을 이달 선보였다. 이베스트온은 주식 입문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 직관성을 높였고, 개인의 성향이나 이용 빈도에 맞춰 MTS 모드를 구성할 수 있도록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 높은 염승환 디지털사업부 이사의 블리온 서비스 등 기존 MTS의 장점은 그대로 살렸다.

    유안타증권은 MTS '티레이더M'에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투자분석 시스템 기능을 큰 폭으로 업그레이드한 티레이더5.0을 최근 선보였다. 인공지능이 주식 투자자들의 매매 종목을 분석, 4가지 콘텐츠로 나눠 제공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종목 선정과 매매 타이밍 파악을 돕는다. 유안타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 티레이더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 여력이 있는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사들까지 MTS를 혁신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새로 유입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 속에 투자자 눈높이는 높아졌단 점에서 증권사들 간 MTS 경쟁은 당분간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