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 2억1200만대, 1% 성장 그칠듯엔데믹 앞두고 러시아發 인플레이션 발목글로벌 3대 TV시장 1Q 판매량 20% 급감2Q 패널 주문량 줄인 삼성·LG... 하반기 성수기 효과도 글쎄
  • ▲ 삼성 네오 QLED 8K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 네오 QLED 8K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호황을 누렸던 TV업계가 올해는 인플레이션으로 수요가 줄면서 제자리 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1분기부터 감지돼 TV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분기 들어서 이미 패널 주문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올해 TV 출하량이 2억 1200만 대로 연초 예상 대비 감소하며 연간 성장률이 1%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트렌드포스가 이 같은 전망을 내놓은 데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이 폭등하면서 글로벌 시장 전반에 인플레이션 문제가 악화된 점을 꼽았다. 인플레이션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TV나 가전 같은 비필수품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 수요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가전, TV업계 상황과는 정반대되는 양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2년 간 특수를 누렸던 가전과 TV업계는 밀려드는 수요에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며 실적 측면으로도 승승장구를 이어왔는데 코로나19가 끝나가는 엔데믹 상황에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이제는 판매량 감소 문제를 걱정할 처지가 됐다.

    지난 1분기 TV 주요 시장 3곳(북미, 유럽, 중국)의 판매량을 보면 이 같은 추세는 더 명확해진다. 이 3곳은 올 1분기 동안 인플레이션이 높았던 대표적인 국가이기도 했는데 그 기간 동안 TV 수요가 무려 20% 급감했다. 중국의 경우 상해 등 주요 지역이 코로나19로 폐쇄되면서 물가가 더 치솟았고 제품 판매도 온전히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며 특히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서의 수요 감소로 올 1분기 글로벌 TV 시장 출하량은 4726만 대로 전분기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TV 성수기인 연말 시즌과 더불어 11월로 연기된 FIFA 월드컵이 개최되는 이슈가 있지만 프로모션 일정이 다소 겹치면서 예년만큼 수요 진작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게다가 이 시점까지도 원자재와 물류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TV처럼 품목 크기가 커질수록 물류 등에서 추가 비용이 증가하는 구조가 상당히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 77형 LG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 제품 이미지 ⓒLG전자
    ▲ 77형 LG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 제품 이미지 ⓒLG전자
    이처럼 올해 TV시장 전망에 먹구름이 끼면서 TV시장 양대산맥인 삼성과 LG도 이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양사 모두 1분기에 줄어든 판매량을 감안해 2분기부터는 패널 발주량을 줄였고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서 추가적으로 주문량을 더 줄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지난 1분기 1090만 대의 TV를 판매했지만 전분기 대비 3.1% 판매량이 줄었다. LG도 같은 기간 653만 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로는 11.8%, 전년 동기 대비로는 6.4%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주요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판매량이 급감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까닭에 지난 3월 말에는 기존 패널 주문량을 하향 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삼성은 2분기 구매량을 10% 가까이, LG는 20% 이상 줄였을 것이라고 트렌드포스는 예상했다.

    중국 TV 제조사들도 오는 6월 18일(현지시간) 중국 현지에서 열리는 대규모 할인행사 기간인 '618절'에서의 판매량에 따라 2분기 중후반부턴 패널 조달량을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업체들은 아직까진 삼성과 LG만큼 패널 주문량을 줄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 패널을 기반으로 한 OLED TV 출시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점도 올해 TV시장 출하량이 줄어드는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올해 OLED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면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출시 일정이 지연되면서 OLED TV 시장은 올해 17% 성장한 779만 대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