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FOMC서 28년 만에 최대폭 금리 인상 단행 큰 폭 인상에도 불확실성 해소에 증시 단기 반등 고물가·추가 자이언트스텝 가능성 증시 변동성 여전
  •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 인상하는 초강수를 뒀다.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건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단기 안도랠리가 출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높은 물가에 강력한 금리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증시 변동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이날 새벽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0.75b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기준금리는 현행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올랐다. 75bp 금리인상은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 시절인 지난 199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지난 5월 FOMC에서 50bp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자이언트스텝에 대해선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 만에 최고 상승률(8.6%)을 보이는 등 인플레이션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자 더 강력한 조치를 단행했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지표)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3.5%로 예상한 위원은 FOMC 위원 18명 중 8명이다. 앞서 3월 회의 당시만 해도 1.75~2.00% 전망이 가장 많았는데, 불과 3개월 만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올해 남은 4번의 FOMC에서 평균 50bp 인상을 단행할 경우 연말 금리는 3% 중반에 도달한다. 

    또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1.7%로 대폭 낮췄다. 올해 미국 물가 상승률은 4.3%를 5.2%로 1.7%포인트 올렸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회의(7월 FOMC)에서 금리를 50bp나 75bp 올리는 게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경제지표에 따라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불확실성 해소에 증시 안도랠리…"고물가, 시장 변동성 지속"

    뉴욕증시는 미국이 28년 만에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음에도 상승했다. 

    앞서 증시가 자이언트스텝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며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점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어치피 올릴 금리라면 한꺼번에 많이 올려 추후 인상 공포를 줄여가자는 심리도 담겼다.

    이날 새벽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6%, 나스닥지수는 2.50% 반등했다.

    최근 7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코스피도 16일 오전 10시 현재 전일 대비 1.94% 상승한 2494.76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도 2.49% 상승한 819.32에 거래 중이다.

    증권가에선 6월 FOMC 이벤트 소화에 따른 단기 안도랠리 출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6월 75bp 인상 가능성을 이미 지나 10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연이은 주가 조정을 통해 반영해왔던 만큼 실제 75bp 인상 단행 후에는 이를 재료 소멸 혹은 불확실성 완화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 연구원은 "(7월 FOMC까지)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대형 매크로 이벤트가 부재하고 밸류에이션상으로도 진입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당분간 주요국 증시는 주가 복원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전히 높은 물가에 강력하고 빠른 수준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다 이로 인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연준 다수 위원들은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는 3.5%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기존 전망치보다 낮췄고, 인플레이션 전망은 올려잡았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을 통해선 인플레이션의 절반만 통제할 수 있고 금리 인상이 수요를 줄이면서 물가 압력을 낮추는 방식이기 때문에 경기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불리한 게임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7월에도 정책금리를 75bp 인상할 것으로 보이고 9월에는 양적 긴축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연말 3.5%까지 금리 수준은 높아질 것"이라며 "6월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와 7월 FOMC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