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상가 사전예약 주말 개통 문의 몰려Z플립4 30만원대, 불법보조금 20만원 넘어법적 지원금 상회 현금 프로모션 시장 혼탁"누구나 차별없다는 단통법, 정보 밝은 소비자들만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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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 사전 예약이 진행 중인 가운데, 법적 지원금을 상회한 현금 프로모션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사전 예약 일주일 기간 중 일요일 오후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찾았다. 매장마다 상담하러 온 가족 단위 고객들이 빈틈없이 의자를 채워 호객하는 매장 직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집단상가를 찾는 사람들은 이미 공시지원금 제도와 통신사의 이원화된 가격정책을 잘 알고 있는 고객들이었다. 휴대폰 집단상가를 찾은 한 고객은 “사전 예약 기간에 구매하는게 혜택이 더 많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왔다”며 “인터넷에서 알아보고 온 금액보다 저렴하게 구매했다”고 말했다.

    호객에 이끌려 매장 직원과 상담을 진행했다. Z플립4를 보러왔다고 하자, 직원이 알아본 금액이 있느냐고 물어보며 계산기를 내밀기에 ‘39’를 입력했다. 인터넷에서 사전 예약 현금가로 알아본 할부원금 기준 최저 가격이 39만원 이었다.

    갤럭시 Z플립4의 출고가는 135만 3000원이다. 통신사에서 책정한 최대 공시지원금은 65만원으로, 공시지원금의 최대 15%인 추가지원금까지 합산하면 60만 5500원이 최저 가격인 셈이다. 39만원이면 이미 20만원이 넘는 불법보조금이 포함됐다.

    판매 직원은 계산기에 ‘32’를 찍으며 KT로 기기변경하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몇 군데를 더 돌아봤지만 32만원보다 낮은 가격을 제안하는 판매점은 없었다. 6개월 동안 9만원 요금제를 유지하고, V컬러링 등 부가서비스 2가지를 한 달만 이용하라고 했다.

    사전예약 기간은 통신사의 지원금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시기로, 정식 출시에 맞춰 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 집단상가에 위치한 판매자들은 하나같이 “정책 변경 위험을 감수하고 판매하고 있다”며 “정책이 변경돼 손해를 보더라도 계약을 진행한대로 개통 해주겠다”고 제시했다. 집단상가 내에서도 경쟁이 심화돼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판매하는 모습이다.

    번호이동이 더 좋지 않으냐고 묻자 직원은 “번호이동은 통신사 정책상 혜택도 없고 지원금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정책이 나오질 않아서 아예 판매할 수가 없고, SK텔레콤 기준으로 기기변경 가격은 47만원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이나 카드 결합이 아닌 일종의 약정방식 계약도 제안했다. Z플립 기준 가격의 33%인 45만원에 판매점에서 10만원을 추가해 55만원을 지원하고, 이통사에서 54만원을 받아 26만원에 구매하는 형태다. 이는 2년 뒤 판매점에서 재구매하는 조건으로, 9만원 상당 요금제를 4개월만 사용하면 되고 24개월 약정기간을 지키지 않을 시 위약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통신사에서 진행하는 사전 예약은 한정판과 쿠폰 등 혜택이 다양하지만, 요금제 사용에 따른 공시지원금이나 선택약정 할인 혜택만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발품을 팔아 휴대폰을 싸게 사려는 구매자들과 집단상가 판매 상인들의 이해가 맞물려 시장은 더욱 성행하고 있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단속도 온라인은 무의미할뿐더러, 특정 시기에 그치거나 상인들 커뮤니티에 공유돼 실효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리점들은 통신사로부터 보조금과 수수료 체계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영민 이동통신판매점협회장은 “누구나 차별없이 같은 가격으로 기기를 구매하자고 만든 단통법인데, 정보에 밝은 소비자들만 이익을 보는 차별이 너무 크다”며 “정부 단속은 의미가 없고, 이통사들은 집단상가와 일선 판매점들과도 차별을 두고 보조금 정책을 편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