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편리, 데이터 연동, 사생활 분리 최고점기존 투넘버 서비스 대비 사용 간편 및 활용도 높아요금제·지원기기 한정, 아이폰 듀얼 메신저 불가 등 숙제도
  • ▲ ⓒ애플 홈페이지 화면 캡쳐
    ▲ ⓒ애플 홈페이지 화면 캡쳐
    e심 도입으로 1폰 2번호 시대가 열리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생활 분리를 비롯해 높은 편의성이 돋보이지만, 지원 기기와 요금제 등 한계도 분명했다.

    14일 ‘iPhone 11 Pro’ 모델로 e심 개통을 진행했다. e심 탑재 기종은 아이폰의 경우 2018년 출시한 XS 모델부터, 갤럭시는 Z폴드4·플립4만 지원한다.

    두 개의 번호에 대한 필요는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왔다. 이들은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투넘버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물리적으로 두 개의 단말을 사용했지만 둘 다 한계가 분명했다. 투넘버 서비스는 통화·문자 사용 시 ‘*77’ 등 두 번째 번호를 활용할 때 특정 입력값이 필요하고, 두 개의 단말은 기기값과 통신 요금에 단말의 무게까지 견뎌야 했다.

    e심은 이런 불편함을 해결했고, 그 외 장점도 있다. 물리적인 유심칩이 필요 없어 모든 개통 과정이 온라인으로 가능했다. 기기의 식별 정보를 작성하고 본인확인·금융 정보 입력을 거친 후, 통신사로부터 받은 QR코드만 카메라로 비추면 e심이 다운로드 된다.

    메인 회선과 e심 회선을 구분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기우였다. 전화와 문자 모두 수·발신 상황에 메인 회선과 e심 회선 중 구분해서 화면에 표기했다. 사생활과 개인정보보호를 위해서나, 업무용 번호로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e심을 활용한 두 번째 회선에서 다른 통신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문제는 요금제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개통 과정에서 아이폰 11 Pro 기기가 5G 모델이어서 두 번째 번호에 LTE 요금제를 적용할 수 없었다. LG유플러스를 메인 회선으로 두고 알뜰폰은 5G 요금제 선택지가 많지 않아 어쩔 수 없이 e심 전용 요금제를 선택했다.

    e심 전용 요금제는 모회선과 데이터 공유 등 장점은 있다. 그러나 기존 이통사 고객입장에서 e심 활용의 또 다른 목적은 알뜰폰의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를 가입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데이터 공유는 의미가 없다. 알뜰폰 5G 요금제는 선택지가 많지 않고, LTE를 사용하려면 자급제 폰이어야 하는 등 조건을 맞춰야 해 실현하기 쉽지 않다는 맹점이 있다.

    무엇보다 아이폰은 듀얼 메신저를 지원하지 않는 단점이 있다. 듀얼 메신저는 하나의 기기로 메신저 앱을 두 개의 계정으로 사용하는 기능이다. 두 개의 카카오톡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만 가능하고 정책상 iOS에서는 사용 불가능하다.

    전화를 동시에 수신할 때도 문제다. 듀얼심 구조상 하나의 번호로 전화를 받고 있으면 다른 번호로 오는 전화를 받을 수 없다. 통화 중인 상황에서 다른 회선은 서비스 없음으로 표기되며, 착신 여부도 캐치콜 부가서비스를 가입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는 갤럭시가 e심을 지원하는 기종이 최신 플래그십 모델에 국한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지원 단말과 요금 부담 등으로 인해 수요가 한정될 것으로 보고, e심 사용자 규모를 최대 100만명으로 추정하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e심 은 일과 사생활의 분리 등 두 개의 번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편리하다”며 “현 시점에서는 여러 장애 요인이 있어 시장에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