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계획대로 26일부터 국내 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 개시소수 단위 투자 비과세 판단…배당·양도세 부과치 않기로다수 증권사 내년 출시…수익성·실효성 확보 여부는 ‘의문’
  • 논의를 거듭했던 국내주식 소수점거래가 결국 이달 시행 예정인 가운데 증권사들이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제도 시행일인 오는 26일에 맞춰 해당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다수의 증권사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현재 시스템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이달 말 국내 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을 세운 곳은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인 것으로 확인됐다. 

    5개 증권사들은 오는 26일 혹은 이달 말 출시를 목표로 국내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해당 서비스 개발을 거의 완료했으며, 막바지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올해 초 금융위로부터 국내주식 소수 단위 거래 인가를 받은 혁신금융사업자는 한국예탁결제원 외에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교보증권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상상인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키움증권 ▲토스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다.

    미래·삼성·KB·NH·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들은 올해 말 혹은 내년까지 해당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정부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국내주식 소수점거래는 당초 올해 9월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과세 여부에 대한 정부의 유권해석이 나오지 않아 이달 관련 상품을 출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 기획재정부가 소수점 주식 거래에 배당소득세와 양도소득세를 모두 물리지 않기로 하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해당 서비스는 당초 계획대로 이달 시행될 수 있게 됐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내 소수 단위 주식 투자자가 취득한 수익증권을 매도할 때 발생하는 소득은 배당소득세 또는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즉 수익증권을 매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은 양도차익으로, 수익 분배의 성격이 있는 배당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 수익증권을 매도하면서 발생한 소득은 배당소득 과세 대상인 집합투자기구(펀드)로부터의 이익과 유사한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재부는 또 소수점 주식은 양도세도 부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재부 측은 “금융위원회가 소수점 주식을 양도세 비과세 대상인 수익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양도세도 부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소수 단위 주식 매매 시에는 일반 주식과 동일한 증권거래세(현재 0.23%)만 내면 된다. 한 종목을 일정 금액(내년 100억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는 추가로 양도소득세를 낸다.

    소수 단위 주식 보유량이 1주를 넘으면 일반 주식으로 전환한다. 보유 주식을 소수점으로 쪼개 대주주 양도세를 회피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국내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의 효율성 및 수익성에 대해 평가가 갈린다. 특히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투입한 비용 대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플랫폼본부장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 내 투자자들이 떠나가는 환경 속에서 해당 서비스 출시로 인해 조금이나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 투자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되고 소액으로도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또 다른 증권사 본부장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00만원이 넘는 이른바 ‘황제주’가 사라진 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라며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5만원인 상황에서 국내주식 소수점거래가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증권사들이 해당 서비스를 내놓기 때문에 너도나도 울며 겨자 먹기로 큰돈을 들여가면서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들어간 비용 대비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