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 상승 지속…건설사 공사비 부담 증가SK에코 K-에코바 생산…한화건설, 폐자재 활용
  • ▲ 서울의 한 공사현장 전경.ⓒ연합뉴스
    ▲ 서울의 한 공사현장 전경.ⓒ연합뉴스
    건설사들이 친환경 건설자재 생산 및 활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정비사업시장 곳곳에서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갈등이 불거지자 자재 생산 비용과 오염물질 발생은 줄이고 내구성은 강화한 친환경 자재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 자재 사용은 '건설사=환경파괴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해 ESG경영 강화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잿값 상승으로 건설사들의 공사비 부담이 대폭 증가했다. 

    시멘트업계는 지난달부터 가격을 t당 15% 인상했으며, 철근 가격도 2020년보다 72% 오르는 등 원자잿값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짧아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자잿값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친환경 자재는 공급망 위기에 따른 비용 상승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페트병을 원재료로 활용한 철근 대체물인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 보강근(제품명 케이에코바) 생산에 나서고 있다. 

    GFRP 보강근은 흔히 철근이라 불리는 보강근을 철이 아닌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으로 생산 과정에서 고철, 석회석 등을 사용하지 않아 탄소배출량이 50% 이상 적다.

    철근과 달리 녹이 슬지 않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는 해안가, 교량, 댐 등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도 내구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준공 이후 건축물의 유지보수를 편리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강도도 철근보다 2배 단단하고, 무게는 4분의 1 수준으로 가벼워 시공과 운송이 쉽다.

    다만 이런 친환경 자재의 경우 기존 자재보다 생산단가 등이 상승할 수 있는 부분이 한계로 꼽힌다. 

    이에 SK에코플랜트는 케이씨엠티, 카본화이버앤영 등과 함께 완전자동 생산라인 80개를 구축해 2024년까지 연 4만t의 생산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생산단가도 낮춘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추가 투자를 통해 2027년에는 연 20만t 규모로 생산능력을 늘릴 것"이라며 "이는 매년 약 3억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수량으로 투명 페트병뿐 아니라 유색 페트병도 사용 가능해 페트병의 자원순환율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화건설은 건설현장에서 폐기하는 자재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섬유 재활용 전문업체인 에코프렌와 기존 건설현장에서 사용 후 폐기되고 있는 PVC 안전망을 친환경 PET 안전망으로 변경하고, 이를 다시 건설 자재로 재활용하기는 기술개발 위한 협력에 나섰다.

    기존의 PVC 안전망은 사용 후 재활용이 불가능해 전량 폐기해왔다. 또 화재 발생시 유독가스가 발생해 대기를 오염시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회사는 올해 1월부터 현장 내 기존 PVC 안전망 사용을 금지하고 대안으로 '친환경 PET 안전망'을 사용하고 있다. 친환경 PET 안전망은 폐기물과 화재 발생시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사용한 안전망은 수거해 세척 및 가공을 거쳐 칩 형태의 콘크리트 섬유보강재로 재활용된다.

    포스코건설은 재활용 자재를 활용한 친환경 콘크리트 거푸집을 개발했다. 이 거푸집은 녹인 폐플라스틱과 철광석에서 철을 분리하고 남은 부산물인 슬래그 분말로 만들어진다. 

    기존 거푸집보다 가벼워 작업안전성이 높고 내구성은 2배 이상 우수하다. 폐플라스틱과 제철 부산물인 슬래그를 활용해 제작원가도 약 8% 저렴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불안정과 자잿값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공사비 줄이기가 건설사들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며 "규모의 경제로 생산단가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친환경 자재 사용은 공급망 위기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