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반도체 육성에 '인재 확보' 최우선 꼽아반도체업계 모이는 '반도체대전'에 대학생·취준생 발길처우개선·복지확대로 인재 확보 경쟁 치열 불구 '갈 길 먼 인재 양성'
  • ▲ 2022반도체대전 삼성전자 부스 내부 방문객들 모습 ⓒ장소희 기자
    ▲ 2022반도체대전 삼성전자 부스 내부 방문객들 모습 ⓒ장소희 기자
    반도체업계가 인재 확보 중요성에 대해 재차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미래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선 어떤 분야보다 인재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에 무게가 실리면서 반도체 관련 전공을 하지 않는 대학생들이나 취업준비생들도 반도체 종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에 적극 참여해 정보를 얻고 채용문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주관하는 '2022 반도체대전(SEDEX)'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20대 참가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비롯해 반도체 산업 전 분야에서 253개 기업이 참여했다.

    연중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행사인 이 자리에 최근엔 이처럼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아졌다. 실제로 주관 측인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반도체대전 행사에 '반도체 인력양성사업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고 참여 기업들도 구직자들과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채용설명회를 겸하는 홍보 부스를 꾸리는 등 반도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채용 선봉에 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그 어느 때보다 인재 확보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현재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번 반도체대전 키노트에 나서 재차 반도체 산업 인재 확보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업이나 학계, 정부 어느 한쪽에서만 책임을 지고 반도체 인재를 양성할 것이 아니라 세 주체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사장은 키노트에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이 결국 인재"라며 "과거에는 학교에서 육성된 인재를 단순히 뽑아 쓰는 차원이었다면 지금은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힘을 합쳐서 업계 전체가 인재양성을 위해서 매진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삼성도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면서 반도체 신규 인력을 육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에서 인재를 확보하는 일에도 공을 들이는 대표적인 곳이다. 삼성은 국내에서 반도체대전에 참가하는 동시에 미국 실리콘밸리 등 IT 전문가들이 모인 지역에서 '테크데이'를 개최해 글로벌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행사를 열기도 했다.
  • ▲ 2022반도체대전 SK하이닉스 부스 내부 방문객들 모습 ⓒ장소희 기자
    ▲ 2022반도체대전 SK하이닉스 부스 내부 방문객들 모습 ⓒ장소희 기자
    이처럼 반도체업계 양대산맥이 모두 앞다퉈 인재를 확보하고 양성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공언하는만큼 관련한 투자나 채용 확대 등이 예상돼 대학생들과 예비 지원자들이 예전보다 반도체 분야 진출에 크게 관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반도체대전에 참가한 대학생들을 살펴보면 반도체를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도 상당수가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해 업계 최신 정보를 습득하고 현직자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맺고 있는 반도체 계약학과 학생들도 대거 행사에 참여하면서 반도체 업계 진출을 희망하는 예비 입사자들 상당수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연세대와 성균관대에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 등에도 내년에 신설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와 협력하고 있고 내년엔 서강대와 한양대로 보폭을 넓힌다.

    취업준비생들이 반도체업계 입성에 대해 기대감이 크다는 점도 엿볼 수 있다. 최근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수준 높은 성과급과 복지를 제공하는데 경쟁이 붙은 상황인데, 취업준비생들도 이 같은 근무 조건에 더불어 앞으로도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면서 더 큰 보상은 물론이고 개인 역량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데 반응을 나타냈다.

    반도체대전에 참석한 반도체 비전공자 대학생은 "우선 이공계 취준생들 사이에선 채용문이 가장 활짝 열릴 수 있는 분야가 반도체라는 사실이 굳어진 추세인데다 최근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높은 연봉에 더불어 다양한 보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비전공자지만 정보를 얻기 위해 온라인으로 신청해 오게 됐다"며 "직접 와서 현직자들의 설명도 듣고 실제로 접하기 힘든 반도체 제품을 눈으로 보니 반도체 분야 공부를 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제대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곽 사장이 언급한 것처럼 아직까지 기업들이 준비된 반도체 인재들을 확보하기엔 사정이 여의찮다. 올들어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된 국가 차원의 반도체 인재양성에 있어서 일부 대학에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것 외에 뚜렷하게 추진되는 바가 없고 그마저도 현실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 앞으로는 보다 속도감 있게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추진돼야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