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 핵심 인프라…잠재적 성장 기대단순시공 벗어나 지분 투자-운영까지 나서매년 두자릿수 성장에 사업다각화 드라이브
  • ▲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 ⓒ뉴데일리
    ▲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 ⓒ뉴데일리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 시장에 건설사들이 앞다퉈 달려들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작지 않은 만큼 단순한 시공사를 넘어 디벨로퍼(종합부동산개발)로서 데이터센터를 직접 소유해 운영사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컴퓨터시스템, 통신장비, 대규모 데이터 저장장치 등이 설치된 시설로 기업이나 개인의 민감한 정보와 각종 빅데이터를 저장·유통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IoT와 클라우드, AI 등 첨단 정보통신 활용을 위한 데이터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이 확산되면서 최근 수요가 급증하자 건설사들이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금리인상 시기와 맞물려 부동산시장이 둔화하고 주요 먹거리인 주택사업이 위축되면서 나온 사업다각화 차원의 접근이란 분석도 나온다.

    GS건설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영국계 사모펀드 액티스·파빌리온자산운용과 함께 지분투자를 통해 개발사업에 참여중이다.

    앞서 GS건설은 지난해 데이터센터 운영에 특화된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설립한바 있다. 2017년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건립을 시작으로 대구은행 데이터센터, 네이버 등 9건의 굵직한 데이터센터 건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데이터센터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든 건설사중 하나다. 2020년 사업 확대를 위해 사내 스마트데이터센터그룹을 구성하고 초기 사업개발부터 EPC까지 담당할수 있는 역량을 키워왔다.

    올 들어선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플랫폼업체 디지털엣지와 함께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하는 상업용 데이터센터인 인천 부평구 청천동 국가산업단지에 데이터센터 2개를 건설하고 2024년부터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은 전남 해남군 소재 복합개발지구 솔라시도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해외에서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보성은 다이오드벤처스와 EIP자산운용의 합작법인인 TGK(The Green Korea)와 업무협약을 통해 데이터센터 개발을 주관할 SPC를 설립했다. 이를통해 2030년까지 솔라시도에 40㎿급 RE100 데이터센터 5기(총 200㎿)를 건립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3월부터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에 들어설 망중립 데이터센터인 '용인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를 시공하고 있다.

    과거 데이터센터 개발은 이동통신사나 IT업체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스마트 안전 기술 등에 관심을 두고 IT전문인력을 영입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또한 데이터센터 개발에 난제로 꼽히는 부지 확보와 민원 해결, 전력공급 방안 도출 등에서 노하우를 갖춰 사업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데이터센터 개발·운영의 경우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통신 연결, 냉각설비·보안시스템 등이 요구돼 일반건설사업보다 난도가 높다.

    A사의 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과 보안시스템이 요구돼 시장 진입장벽이 높고 공사 규모가 웬만한 대형 정비사업지와 맞먹을 정도로 크다"며 "시공뿐만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할 경우 수익률도 높아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설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높은 품질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건물이기 때문에 시공 경험이 중요하고 일반 건물대비 공사비가 높다"며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발주처와 운영사, 입주사의 요구사항에 맞는 건설뿐 아니라 사업구조, 금융 등 다른 프로세스까지 접목해 관련시장에 집중화하고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둔화 우려로 주택시장이 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필요성도 커졌다. 사업 초기 단순시공에만 머물렀던 건설사들이 직접 데이터센터를 소유하거나 운영해 임대 수익 추구에 나서는 이유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연평균 두자릿수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 규모는 2020년 약 5조원에서 2025년 약 10조원으로 연평균 15.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시장 규모는 올해 2000억달러(287조원)를 넘어섰다.

    게다가 한국은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에 위치해 글로벌 CSP(클라우스 서비스 제공자)의 데이터센터 확장에도 유리한 지리적 이점이 있어 해외기업들의 한국내 데이터센터 건립 수요가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총 약 21개의 신규 상업용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가 추진 또는 계획중이다. 이들 프로젝트로 인한 신규 투자액은 약 1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