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위 정기회의 첫 참석'윤리·준법경영' 의지 드러난 행보계열사 소통 이어 '제2반도체' 바이오 챙기며 뉴삼성 기반 점검내달 1일 창립기념일 등 주요 기념일 줄줄이… '11월 회장 취임' 가능성
  • ▲ 지난 11일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소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 지난 11일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소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고 뉴삼성을 공식 출범하기 위한 밑그림이 거의 완성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복권 이후 현장 경영 행보에 힘을 싣던 이 부회장이 최근엔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나 뉴삼성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인 윤리경영과 준법경영 의지를 다지고 미래사업인 '바이오' 분야에서 비전을 제시하는 등 사실상 회장 승진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단계로 해석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2일 오후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10월 정기회의에 참석해 이찬희 위원장을 비롯해 2기 위원들과 만났다.

    준법위는 지난 2020년 2월 출범한 외부 독립 기구로,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을 받는 과정 중 재판부에서 준법감시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고 삼성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한 조직 구성을 고민한 끝에 탄생했다.

    그만큼 준법위는 삼성이 준법경영을 지켜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준법위가 설립되고 이후 단 한번도 접촉이 없었던 이 부회장이 이번에 공식적으로 정기 회의에 참석하고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참석을 약속하면서 이 부회장이 이끌게 될 '뉴삼성'이 준법경영을 기반으로 할 것이란 토대를 마련해줬다고 볼 수 있다.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은 삼성과 이 부회장이 오랜기간 재판을 받아오며 가장 크게 훼손된 가치로 여겨진다. 국정농단 사태에 이어 지배구조 개편 문제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며 무려 7년 넘게 사법 리스크에 흔들렸던만큼 이 부회장이 새로운 삼성을 출범시키기 위해 가장 쇄신이 필요했던 부분도 바로 이런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로 꼽힌다.

    전날 준법위를 통해 삼성은 그룹 컨트롤타워를 재건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상 동의를 얻어내며 뉴삼성을 출범시킬 큰 명분을 얻기도 했다. 이찬희 준법위원장은 정기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 컨트롤타워 설치 여부에 대해 "개인적으로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와 관련해 준법위에서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바로 앞서서는 이 부회장이 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바이오' 분야를 직접 챙기는 현장경영 행보에 나서면서 조만간 회장 취임에 나설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11일 이 부회장은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캠퍼스에 방문해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바이오 사업의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이오는 이번에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 생산(CDMO)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사업인 동시에 이 부회장의 미래 경영에도 힘을 실어줄 사업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8월 15일 복권된 이후 이 부회장이 특히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소통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회장에 올라서기 전에 현장 최일선에 있는 직원들과 교류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앞으로 만들어갈 뉴삼성에선 무엇보다 임직원들과의 소통에 방점을 두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년 간 이어진 이 부회장의 재판으로 임직원들 역시 대외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었던 점을 고려해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소통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복권 후 2달 간 쉼없는 경영 행보를 나타내면서 재계에선 다음달에 이 부회장이 뉴삼성 출범을 선언하고 회장에 취임할 가능성을 굳히는 분위기다. 오는 25일에는 이건희 회장의 2주기이고 다음달 1일에는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이 이어 19일에는 이병철 선대회장의 35주기가 예정돼있어 이건희 회장의 2주기를 마치고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을 전후해 이 부회장이 회장에 오르고 뉴삼성 출범을 공식 선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