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생산능력 4.5GW… 640만명 1년 사용 전력차기제품 '탑콘' 셀 기반 美 영토확장 정조준"고효율 셀 연구개발 및 생산능력 강화 통해 글로벌 시장 선도 자신"
  • ▲ 한화큐셀 진천공장 항공촬영. ⓒ한화큐셀 제공
    ▲ 한화큐셀 진천공장 항공촬영. ⓒ한화큐셀 제공
    글로벌 탈탄소 기조 속에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사업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최근 기후 위기 대응과 함께 화석연료 가격 급등에 따른 전력 가격 상승으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 수요는 갈수록 느는 추세다. 

    이에 힘입어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이하 한화큐셀)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미국, 일본, 독일, 한국 등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대표적 재생에너지 시장인 미국 주거용 시장과 상업용 시장에서는 2022년까지 시장점유율 각각 4년 연속 1위, 3년 연속 1위를 달성하며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미국 주거용 시장과 상업용 시장에서 동시 1위를 달성한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는 2013년 이후 한화큐셀이 유일하다.
  • ▲ 한화큐셀 진천공장 내부 모습. ⓒ이현욱 기자
    ▲ 한화큐셀 진천공장 내부 모습. ⓒ이현욱 기자
    본보 기자는 지난 12일 국내 태양광 생산 중심지인 한화큐셀 진천공장을 방문했다. 2016년 1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이 공장에선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전환시켜주는 '셀'과 여러 장의 셀을 결합해 패널형태로 만든 태양광 전지의 완제품인 '모듈'이 생산된다. 

    축구장 26개 규모(19만㎡ 부지, 5만7000평)에 2개 동으로 구성된 진천공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셀과 모듈 각각 4.5GW의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이는 연간 620만명이 가정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다.

    공장 안에 들어서자마자 '이게 스마트팩토리구나'라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태양광 셀의 소재인 웨이퍼 입고부터 모듈 출하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공장 내 물류 이동과 작업환경 제어, 불량관리 현황 등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며, 생산 제품인 셀 전면에 레이저 식별마크를 새겨 품질 데이터를 관리하고 불량률 낮추는 트라큐(TRA-Q) 시스템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 품질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길이 300m에 달하는 진천2공장 셀 생산 라인에서는 수 천대의 장비들과 수 백대의 로봇이 곳곳에 배치되어 자동으로 셀을 제조하고 있었다. 

    폴리실리콘으로 구성된 웨이퍼에 태양광 흡수율을 높이기 위한 표면 특수처리와 반사막 형성 공정을 거쳐 표면에 전기가 흐를 수 있는 회로를 만들면 태양광 셀이 생산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태양광 셀은 각국의 큐셀 공장으로 옮겨져 유리와 백시트, EVA 등 여러 자재를 결합하는 모듈 공정을 통해 태양광 모듈로 제조된다.
  • ▲ 한화큐셀이 연구 중인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셀 시제품. ⓒ한화큐셀 제공
    ▲ 한화큐셀이 연구 중인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셀 시제품. ⓒ한화큐셀 제공
    한화큐셀은 진천공장에서 기존 퍼크(PERC)셀 보다 1%P 이상 효율을 향상시킨 탑콘(TOPCon)셀을 2023년 4월부터 상업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세계 태양광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퍼크 셀은 후면에 반사막을 삽입해 빛을 반사시켜 발전 효율을 높인 제품으로 평균 효율은 약 23%이다.

    이에 비해 탑콘은 셀에 얇은 산화막을 삽입, 현재 시제품의 효율은 약 24.4%가 나온다. 셀의 효율이 올라가면 모듈 설치 면적 대비 전력 생산량이 늘면서 작은 면적에서도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11월부터 연 300MW 용량의 탑콘 셀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이다.

    이미 지난 5월에 총 1800억원을 투자해 한국공장의 셀 생산 능력을 기존 연간 4.5GW에서 5.4GW로 확대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 중 1300억원이 탑콘 셀 양산을 위한 라인 전환과 설비 도입에 쓰인다. 이에 따라 4월부터는 연간 3.9GW의 퍼크 셀과 1.5GW의 탑콘 셀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한화큐셀 최경덕 운영팀장은 “탑콘 셀 제조 공정은 기존 퍼크 셀 제조공정과 호환성이 높아, 이미 대규모 퍼크 셀 제조라인을 보유한 진천공장에서 제조하기에 적합한 제품이다”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내년 상반기 양산 예정인 탑콘 셀을 활용해 연간 20~30%의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태양광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진천사업장의 태양광 수출액은 올해 약 1조7000억원에서 내년에는 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의 미국 내 재생에너지 시장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산업 진흥 정책인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가 통과되면서, 미국 조지아공장이 2023년 하반기에 3.1GW(현재 1.7GW)의 모듈 생산량을 확보하게 되는 한화큐셀 입장에선 IRA 수혜에 따라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맞을 전망이다.

    아울러 2026년 6월에는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탠덤 셀도 양산하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탠덤 셀은 상부 셀과 하부 셀을 연결해, 상부 셀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가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등 단파장의 빛을 흡수하고, 하부셀에서는 실리콘이 적외선 등 장파장의 빛을 흡수한다. 위아래 층에서 서로 다른 영역대의 빛을 상호 보완적으로 흡수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탠덤 셀의 이론 한계 효율은 44% 수준이며 실제 양산 시 효율도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학계에서는 기존 퍼크 및 탑콘 등 실리콘 기반의 셀의 발전 효율한계가 이론적으로 최대 29% 수준을 넘어서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태양광 업계에서는 차세대 태양광 시장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완전한 페로브스카이트 셀의 중간단계로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기반의 탠덤 셀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한화큐셀 양병기 개발팀장은 "기존 셀 대비 최대 2배 이상의 발전 효율을 가진 탠덤 셀 연구개발에 집중해 미래 태양광 시장에서도 기술 격차를 통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