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제 끝난 13일 기준 13.24%25조 중 20조 그대로 남아정치권 등 변동금리 94%인 전세대출 지원 촉구금융위 "검토 안한다" 선그어
  • ▲ 안심전환대출ⓒ뉴데일리DB
    ▲ 안심전환대출ⓒ뉴데일리DB
    2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 재원이 20조원 이상 남을 전망이다.

    집값과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요건은 과거보다 까다로워 신청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변동금리가 대부분인 전세대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가 시행 중인 안심전환대출 우대형 신청률은 지난 13일까지 3조3109억원(3만3149건)에 그쳤다. 총 공급액 25조원 중 13.24%에 불과한 수준이다.

    주금공은 대출자 출생연도에 따른 5부제가 해제되는 14일과 17일 신청이 몰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총 신청액은 5조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마저도 실제 대출 승인액이 신청액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20조원 이상의 재원이 공중에 뜰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현행 4억원인 대출대상 주택가격을 상향할 것을 검토 중이지만, 기존 보금자리론과 역차별 논란을 빚으면서 제동이 걸렸다. 대출 기준은 같지만, 금리가 보금자리론보다 최대 0.5%p 낮아 정부 말을 믿고 고정금리를 선택한 차주들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소득요건도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로 현행 보금자리론과 동일하다.

    대출요건을 완화하고 금리를 높이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역시 여의치 않다. 시중은행 주담대 고정금리도 연 4.5% 안팎이라 유인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상승기에도 대출자들은 여전히 변동금리를 선호하는 것도 정책 실패의 주요 요인이다.

    당장 내년부터 주택가격 9억원 이하로 대상을 넓히는 일반형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되는데 이대로라면 또다시 흥행 참사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심전환대출이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국민적 허탈감만 증가시킨다는 비난만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심전환대출 재원을 취약계층의 전세대출 지원으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이 나오는 이유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151조5000억원으로 전세 대출의 93.5%를 차지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비율 78.4%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특히 전세대출자의 61.6%가 2030세대여서 금리상승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액 기준으로도 전체의 55.6%(93조9958억원)을 차지했다. 이달 초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 상단은 7%를 돌파했으며 8월 기준 주담대 가중평균금리는 4.41%로 나타났다. 2012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진 의원은 "전세자금 대출은 주거를 위한 생계용"이라며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청년층이 과도한 빚 부담을 떠안아 부실화되지 않도록 전세자금 대환대출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전세대출의 경우 주담대에 비해 상환일정이 2년으로 매우 짧은데다 이자만 갚는 구조여서 대환대출이 까다롭다. 고금리를 피해 월세로 이동한 사람들과 역차별 문제도 고려해야 할 지점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 차주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 이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