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행선지로 협력사 방문한 이재용 회장"상생 협력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 동행비전 강조'성장 선순환'에 방점...이재용표 상생 실천안 '기대감'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상윤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상윤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으로 '뉴삼성'이 본격 출범함에 따라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 행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삼성의 경쟁력'이라는 기조 아래 자금과 기술 지원은 물론이고 협력사들의 인재양성과 혁신과정을 적극 장려하며 궁극적으론 산업 생태계에 '상생 선순환'이 이뤄지는데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8일 광주광역시에 있는 협력사 '디케이'를 방문했다. 이 회장이 취임 후 첫 행선지로 28년 간 함께 해 온 협력회사를 방문하면서 '상생협력'을 뉴삼성 경영의 우선순위로 꼽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은 이재용 회장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상생협력 경영에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의지를 갖고 이와 관련된 세부 추진 사항들을 실행에 옮기려는 준비에 나섰다. 협력사와 함께 성장해야 국내 산업도 지속가능한 성장 환경을 구축할 수 있고 결국 세계 최고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평소에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말하며 동행비전을 자주 강조한 바 있고 삼성의 성장 온기가 1차 협력사 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사를 거쳐 산업계 전반까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국내 주요 산업계에서 삼성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현재 삼성의 1차 협력사 숫자만 700여 곳에 달하고 여기에 종사하는 직원수만 37만 명에 달한다. 협력사와 삼성 간의 거래 규모는 연간 31조 원으로 결국 삼성의 성장이 협력사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

    반대로 협력사가 바로 서지 않고 성장을 이어갈 수 없으면 삼성도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처지인 것도 현실이다. 삼성이 협력사들을 중심으로 산업계의 상생 선순환을 추구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구조 가운데 있다.
  • ▲ 이재용 회장이 27일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는 모습 ⓒ정상윤 기자
    ▲ 이재용 회장이 27일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는 모습 ⓒ정상윤 기자
    상생경영 중요성을 강조해온 이 회장이 취임하면서 삼성이 진행해오던 협력회사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은 규모나 내용 측면에서 더 발전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협력사들이 경영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핵심인 자금 부문과 기술 성장 부문에서 이재용표 지원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의 자금 지원은 협력사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는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고 있고 2018년부터는 최저임금 인상분도 단가에 반영해 현재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최근처럼 고물가와 고환율, 물류비와 원자재가 상승 등의 압박이 거센 가운데도 삼성 협력사들이 상대적으로 시름을 덜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이 부분이 꼽힌다.

    1차 협력사와 2차 협력사 간에 거래대금이 원활하게 지급될 수 있게 삼성이 물대지원펀드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더불어 협력사들이 기술 개발이나 설비투자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빌릴 수 있도록 총 1조 400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운영하고 있어 호응도가 높다고 알려졌다.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반도체 협력회사의 안전사고 문제를 예방하는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5500억 원이 넘는 인센티브를 협력사들에 지급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품질을 향상할 수 있는 자금으로 쓰도록 지원하고 있다.

    삼성이 초격차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일류기업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협력사의 기술 성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서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기란 어렵기 때문에 삼성이 이런 과정에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협력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를 미거래 중소기업에까지 개방해 기술 개발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한 점도 상생경영의 일환이다. 올 9월 기준 총 1900여 건의 삼성전자 특허가 무상 양도됐다.

    협력사들이 적기에 인재를 다수 확보할 수 있게 지원하는 일도 돕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한 '상생협력 아카데미'는 협력회사 직원들이 혁신에 나설 수 있게 교육하고 컨설팅을 해주는 동시에 '청년 일자리 센터'를 두고 협력회사의 인재 채용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턴 그동안 별도로 실행되던 컨설팅, 교육, 채용 등을 한자리에서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협력사 맞춤형 종합 컨설팅'으로 발전시켜 운영해 높은 호응을 받았다. 반도체 사업 협력회사에는 인프라 전문 양성 기관인 '반도체 정밀배관 기술 아카데미'를 두고 비용과 시설, 설비 등을 제공하고 있다.

    상생협력 아카데미에서는 협력사들이 분야별로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아 생산성 저하나 불량 등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게 도움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삼성이 축적한 원가혁신 사례를 협력사에 전수해 원가경쟁력을 높이는데도 역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년 간 이 아카데미를 통해 1600여 개 협력회사가 무상으로 컨설팅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