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조직도 유기적 생명체… 균형 발전과 융합이 키워드 의대서도 대학 전체 움직이는 선장 배출 필요 2일 총장 후보자 접수 완료… 1~2차 투표 후 연말께 최종 선임
  • ▲ 박종훈 고려대 21대 총장 후보자(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고대의료원
    ▲ 박종훈 고려대 21대 총장 후보자(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고대의료원
    고려대학교 21대 총장 선거에 의대 교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바이오헬스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시대적 흐름의 일환이다. 아직 의대에서 총장을 배출한 경험이 없기에 넘어야 할 벽이 많다는 우려가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직진하겠다는 다짐이다. 

    최근 본보와 만난 박종훈 고대 총장 후보자(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前 안암병원장)는 “아무래도 총장 당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경험이 없으니 당연히 그럴 테지만 대학의 진정한 변화와 균형 발전을 위해 도전해야 마땅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2일)부로 종료되는 총장 후보자 접수를 완료했다. 인문사회계열이 강세인 고대 총장 선거에서 사실상 의대는 변방에 속한다. 과거 의대에서 선경 흉부외과 교수가 총장 선거에 출마한 적은 있지만 고배를 마셨다.

    박 후보자는 “50년을 넘긴 고대의대의 역사에서 대학 전체를 움직이는 선장이 나올 때가 됐다. 그간 없었으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의지를 갖고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 바이오헬스 명문대학을 만들겠다는 것이 가장 큰 포부다. 이 분야는 단순히 의대의 발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의 ‘융합’이 핵심 키워드다. 

    그는 “대학조직도 유기적 생명체다. 한 곳만 발전하는 것은 오히려 퇴보에 가깝고 여러 곳에서 균형감 있는 발전이 있어야만 진일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바이오헬스는 의대를 중심으로 하되 모든 단과대학이 관여할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바이오헬스 특화에 이어 ‘울림 있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것도 그가 제시한 주요 목표 중 하나다. 

    박 후보자는 “과거 고대는 사회의 현상을 짚고 개선하며 인재상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했지만 지금은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면서도 시대정신을 갖고 울림이 있는 대학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의대교수의 총장 도전은 계속될 것 

    이번 총장 선거에서 당선이라는 성과가 나온다면 좋겠지만 앞서 언급했듯 의대 출신 총장이 없었다는 한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도전을 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만드는 것 역시 그의 숙제다. 

    박 후보자는 “조직의 균형 발전을 위해 의대에서 총장이 배출돼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기에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만약 이번에 실패하더라도 후배들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총장 선거가 시작된 만큼 그 경험을 충분히 공유하겠다는 다짐이다. 조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의대교수가 있다면 계속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도 그가 어깨에 맨 숙제다. 

    한편, 고대 총장 선거는 2일부로 후보자 접수 완료되고 오는 29일 전체 교수총회에 소속된 전임교원이 예비심사에서 총장후보자 1명에게 투표권을 행사하는 1차 투표가 진행된다. 

    2차 투표는 30명의 대의원이 참여해 총 3표씩을 행사한다. 이후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가 3명을 법인에 추천하면 법인이 이 중 1명을 총장으로 최종 선임한다. 연말엔 선거가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