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타격 불가피…당기순익 전년比 47% 급감 예상수익구조 다변화 과제 해결 큰 축, 플랫폼 경쟁력 강화 방점"포트폴리오 강화 시 온라인 증권사 강점 활용 필요"
  • 증시 침체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의 실적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반면 키움증권은 증시한파 속에서도 수익구조 다변화 과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큰 축으로서 온라인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키움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1247억원으로 전년 동기(2340억원) 대비 46.7%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여파로 증시 부진이 지속되면서 증권사의 주 수입원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침체에 따라 수익은 줄고 있지만 키움증권의 개인 투자자 브로커리지 점유율은 30%를 웃돌며 17년 연속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해외주식 시장점유율은 지난 2분기 35.3%에서 7~8월 37.2%로 1.9%포인트 상승해 선방했단 평가다.

    지난 2000년 온라인 전문 증권사로 출범한 키움증권은 최근 시장 상황 악화에도 브로커리지 수익 극대화를 위한 온라인플랫폼 강화에 여느 때보다 힘쓰고 있다. 

    조각투자, 증권형토큰공개(STO) 등을 필두로 디지털 종합 금융 플랫폼 사업자로서 진화하고자 초석을 닦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자산 외 부동산·음원·미술품 등 새로운 대체투자상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제도 변화에 앞서 시장 선점을 위해 이랜드그룹·테사, 뮤직카우, 세종텔레콤·카사·펀블·비브릭 등 관련 업체들과 적극적인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차세대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영웅문S#'을 정식 오픈했다. 지난 2015년 이후 7년여 만의 대대적 개편으로, 계좌개설부터 국내주식·해외주식·금융상품 거래와 AI자산관리 및 마이데이터 서비스까지 하나의 앱에서 모두 이용 할 수 있다. 최대 규모의 고객 주식 거래 데이터를 활용한 수익률 랭킹 서비스 등을 추가하고, 마이데이터 사업자 최초로 카드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데이터 기반 서비스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키움증권이 공고한 시장점유율에도 온라인플랫폼 강화에 공들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 대중화로 대형사 간 플랫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MTS 등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혁신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나 기업금융(IB) 등 비리테일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필요성에도 키움증권의 뚜렷한 강점은 리테일에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5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취득 후 내년 초대형IB 인가를 노리며 IB 등 다양한 사업 확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사업 특성상 당장 성과를 나타내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하나 하나 보면 신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크게 보면 결국 주력 사업인 브로커리지 강화에 방점이 있다"며 "주식 매매에만 집중하기보다 국내주식에서 나아가 해외주식, 마이데이터를 접목한 WM 강화, 디지털 자산으로의 저변 확대 등 플랫폼 기반의 리테일 수익을 넓히기 위한 하나의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어 "종투사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면서 "IB 조직 확대 등 기반은 어느 정도 세팅됐지만 영업 활동 활성화에까진 업황 개선 등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 키움증권의 리테일 시장 장악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한다.

    김 인 BNK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증권사 출현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에도 키움증권의 오랜 업력에 따른 고객충성도 확보로 오히려 시장점유율은 확대된 상황"이라면서 "큰 폭으로 확충된 자본력까지 감안하면 플랫폼 증권사로서의 리테일 시장 지배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키움증권의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온라인증권사로서의 강점을 더욱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미국 최대 온라인 증권사인 찰스슈왑의 경우 사업 다각화보다는 핵심 영역을 고도화시키는 전략을 견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대 경쟁사인 TD아메리트레이드를 인수하는 등 IB나 트레이딩 확장 대신 기존 사업 영역의 스케일업·전문화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뿐만 아니라 뱅킹 영역을 강화하며 금리 상승기 수수료 수익 감소를 이자이익 증대로 만회해 전체적인 이익 변동성을 줄이고 있다. 

    정길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년 동안 키움증권은 호황기 막대한 이익 잉여를 쌓았고 다양한 자본 확충을 통해 자본력이 커졌다. 비지니스 모델 고도화가 필요한 시기로, 이익 안정성 확보를 위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면서 "현재 슈왑이 받고 있는 좋은 밸류에이션은 M&A의 결과물이다. 온라인 기반의 은행 인수를 통해 외형을 키우고, 금리 변화에 대응력을 키우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