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질문…삼성 '접는추세' vs 현대 '대감집은 삼물응답자 59% '삼물'…삼성물산 올초 토목 선임도 명퇴현대건설, 9년째 시공능력평가 2위…토목·토건 '3관왕'
  • ▲ ⓒ 블라인드 캡처
    ▲ ⓒ 블라인드 캡처
    지난 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앱 '블라인드'에 건설업계 대표 라이벌기업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중 '토목직무는 어디가 더 낫느냐'는 질문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작성자 A씨는 "물론 둘 다 좋은 기업인 건 알고 있지만 이번에 취업준비를 하는 친구가 최종면접날이 겹쳤다고 한다. 어디를 고르는 게 어떤 면에서 조금 더 나을지 현직자분들 개인적 의견을 바란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11일 오후 현재 결과를 보면 투표에 참여한 292명중 172명(59%)이 삼성물산, 나머지 120명(41%)이 현대건설을 택했다. 

    흥미로운 것은 양사 재직자들이 경쟁하듯 경쟁사를 추천했다는 점.

    삼성물산의 한 재직자는 "삼(성)물(산)은 이미 토목사업부가 없어지고 토목 이름 붙은 부서가 한 손에 꼽을 정도로 토목사업 사장시켰는데 여길 온다고? 현(대)건(설) 가세요. 현대는 국내사업이라도 하지, 삼성은 국내사업도 안한지 몇년째"라며 "정책적으로도 토목은 플랜트 부대토목 또는 하이테크 부대토목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재직자 역시 "(삼성)물산 찍은 X들은 뭐 제대로 알고 찍은 건가, 것도 토목직군인데 토목 접은 회사에 오라고?"라고 우려했다.

    이외에도 "삼성이란 이름에 속으면 안된다, 모든 면에서 현대가 삼성보다 앞선다, 잘 판단하길", "여기 토목 오면 평택 반도체공장 흙막이만 주구장천 할 것", "토목이라면 더더욱 현대로 가라", "여기 토목 접는 추세임 현(대)건(설) ㄱㄱ(고고)"라며 자사보다 경쟁사인 현대건설을 추천했다. 

    실제 삼성물산은 올 설연휴 직후 만 55세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때 토목직군은 사실상 거의 다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삼성물산은 희망퇴직 대상자로 '비(非) 토목직군은 만 55세이상', 토목직군은 '선임 9년차이상 전직원'으로 설정한 바 있다. 선임은 주임 또는 대리를 뜻한다.

    반면 현대건설 재직자들은 "대감집은 삼물"이라며 삼성물산을 밀어줬다. 현대건설 재직자들은 "제에바루(제발) 삼성가자, 현대와서 후회하지 말고", "삼성 추천이요", "삼성 가세요"라는 댓글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처럼 현대건설 재직자들이 짧고 간결하게 답변한 데는 자사가 '토목'에 강하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2014년이후 9년연속 삼성물산에 시공능력평가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토목·토건부문은 3년연속 수성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건설은 토목과 토건분야에서 각각 1조4164억원·7조9254억원을 기록하며 같은기간 1조325억원·7조5208억원에 그친 삼성물산을 여유롭게 따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