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KDB생명 매각 속도롯데손보, 동양생명도 유력… ABL생명 매각설 재점화메트라이프, 악사손보, AIA생명 잠재 매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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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중소형 보험사들의 매각 작업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은 이달 초 국내 사모펀드(PEF)인 더시드파트너스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KDB생명도 내년 1분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목표로 지난달 말 매각 계획을 발표하며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MG손보 대주주인 JC파트너스와 우리은행 등 대주단,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29일 본입찰을 통해 더시드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MG손보 인수 및 자본확충 등에 약 3000억원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건전성 문제를 겪고 있는 MG손보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강제매각이 진행되는 듯 했으나, JC파트너스가 금융위를 상대로 행정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JC파트너스의 손을 들어줬고, 금융위는 즉시 항고했다. 8월 진행된 2심에선 재판부가 1심 판결을 뒤집고 금융위의 처분이 정당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대주단과 별개로 MG손보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

    KDB생명의 매각 시도는 지난 2020년 6월 이후 2년 만이다. KDB생명의 모회사격인 KDB산업은행은 당시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으나, JC파트너스가 대주주 요건을 갖추지 못해 매각 작업이 최종 무산됐다.

    KDB칸서스밸류PEF는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때 KDB생명 인수를 위해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 설립한 사모펀드로, 지분 92.7%를 보유 중이다. 금융권에선 지분 인수 및 유상증자 등을 포함한 매각 예상가를 약 5000~6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이 금액은 산은이 지금까지 KDB생명에 투입한 자금(1조 1500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매각 절차가 공식 진행 중인 두 회사 외에는 롯데손해보험, ABL생명, 동양생명 등이 유력 매물로 거론된다. 특히, ABL생명의 경우 최근 매각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매각가는 약 4000억원, 인수 유력 후보로는 우리금융지주가 지목됐다. 다만, ABL생명과 우리금융 양측 모두 매각과 관련해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손보는 사모펀드 인수 이후 매각을 염두에 두고 기업가치 제고에 가장 공을 들인 축에 속한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손보 지분 53.49%를 3734억원에 인수한 뒤, 지난 수 년 간 체질개선에 주력해 왔다.

    실제로 롯데손보의 올 3분기 장기 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1조 381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2816억원) 대비 7.8% 늘었다. 장기 보장성보험이 회사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3분기 75.1%에서 올 3분기 81.7%로 6.6%p 올랐다.

    내년 도입되는 새 보험회계제도인 IFRS17에선 장기 보장성보험의 판매가치가 높아 모든 보험사들이 수 년 전부터 저축성 상품 판매 비중을 줄이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에 몰두하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곳은 악사손해보험, AIA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들이다. 국내 보험시장의 영업환경이 악화돼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보니, 본사 차원에서 국내 시장 철수를 지속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KB금융지주에 매각된 푸르덴셜생명이 대표적인 예다.

    악사손보의 경우 모회사인 프랑스 악사그룹이 2020년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당시 교보생명이 유일하게 예비입찰에 참여해 협상을 진행했지만 의미 있는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AIA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은 매각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난 적은 없다. 다만, 외국계 보험사 특성상 재무건전성이 탄탄해 시장에 매물로 나올 시, 생보 포트폴리오 확충이 필요한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