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쇼크-판관비 부담 가중에 수익성 '뚝'원가 안정화-풍부한 수주잔고 기반 반등 기대"순현금 기조 유지, 부동산 PF 리스크도 제한적"
  • ▲ '포천 금호어울림 센트럴' 시공 현장. ⓒ금호건설
    ▲ '포천 금호어울림 센트럴' 시공 현장. ⓒ금호건설
    금호건설이 원자재 쇼크 여파로 한동안 이어졌던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자재 가격 상승분이 공사비에 반영되면서 원가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꾸준한 신규수주를 통한 누적 수주잔고로 성장성을 유지하면서다.

    뿐만 아니라 앞선 공공 부문의 실적으로 공공 주택, 공항, 철도 등에서 추가 수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일각의 우려와 달리 부동산 PF 등 유동성 리스크도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4분기에 2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3분기 157억원에 비해 31.0%, 지난해 4분기 198억원에 비해 4.26% 각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2021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동안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던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반등으로 풀이된다.

    3분기 말 기준 금호건설의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2017년 265억원 이후 4년 연속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영업창출력을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원자재 쇼크 여파로 전년 917억원에 비해 44.4% 감소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매출액(1조4825억원)이 전년(1조4719억원) 대비 0.72% 늘어나는 동안 매출원가는 1조3226억원에서 1조3703억원으로 3.60% 올랐다. 이에 원가율은 89.8%에서 92.4%로 2.57%p 악화했다. 올해 기록한 매출과 매출원가는 3분기 말 기준 5년 연속 증가하면서 최근 10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가 증가에 인건비 등 판관비 부담도 가중되면서 수익률을 저하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0.72% 늘어난 반면 판관비는 574억원에서 612억원으로 6.49%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원자재 쇼크로 수익성이 저하됐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과 원가율 선조정으로 향후 이익회복세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건축·주택 부문의 건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전분기에 이은 진행 현장들의 예정원가 일시 조정에 따른 것"이라며 "이에 시장 기대치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건자재 가격 상승분에 따른 공사비 에스컬레이션 적용 및 분양가 조정에 따라 점진적으로 주택 원가율이 84~85% 수준으로 회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금호건설의 경우 업계 최상위권의 공공수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3분기 말 기준 약 40%로, 공공 부문의 매출 비중이 높다. 공공 부문은 인플레이션 영향을 도급비 증액을 통해 거의 보전해 주는 만큼 4분기부터는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규수주에서도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신규수주는 전년대비 19.4% 늘어난 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원가 상승이 반영된 만큼 원자재 가격 안정으로 이익 레벨 안정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토목 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토목 신규수주는 5813억원으로, 139% 급증했다. 3분기 이후 수주 공시된 △왕산 연료전지 발전소 △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 등 2개 대형 프로젝트를 더하면 1조원에 육박한다.

    3분기 말 수주잔액은 모두 7조5778억원으로, 지난해 5조6786억원에 비해 33.4% 증가하면서 최근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2조650억원) 기준으로는 3년이 넘는 물량을 보유한 셈이다. 또 자체개발사업 등이 가능한 용지도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인 1788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 가운데 150만호가 신도시 관련 내용인 만큼 내년 3기 신도시 공급 관련 발주가 점진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3기 신도시 물량은 설계 공모를 통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설계 공모 사업은 마진이 높은 편이라 수주시 추가적인 마진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GTX-B 발주에 대해서도 경쟁력 있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가덕도 △새만금 △대구경북 신공항 △제주 제2공항 등 현 정부에서 가속화할 것으로 발표한 공항사업도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간 분양물량은 분양시장 침체에 따른 신규 분양 시기 조절에 따라 3700가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6632가구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준인 만큼 매출액 추정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누적 수주잔고 급증에도 분양시장 둔화에 따른 분양 가구 수 감소 및 분양 일정 조정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원가율 상승으로 올해 실적 둔화는 불가피하다"면서도 "하지만 지난해 법인세 환입금(380억원) 관련 회계 처리 종료 및 4분기 이후 원가율 회복을 고려하면 내년 실적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부동산 PF 문제에 따라 금호건설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하지만 PF 리스크는 업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PF 보증 잔액은 5900억원으로, 이 중 3900억원은 워크아웃을 거치면서 대주단과의 협약을 통해 손실시 줄자전환을 하기로 했으며 2000억원은 개발사업 관련 PF이지만, 차입금 만기가 2025년으로 PF 리스크는 제한적으로 보인다.

    또한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가 3분기 말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로,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적은 것으로 보인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3분기 말 총차입금 2252억원, 보유 현금성 자산 2313억원으로 순현금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연대보증을 제공한 PF 우발채무는 모두 장기 금융기관 대출금으로 구성돼 단기적으로 유동성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