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신고점 돌파에도 코스피 2700선 지지부진밸류업 실망·정책 불안에 동학개미 이탈 심화증권가선 하반기 금리인하 경로 따라 '3천피' 기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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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를 비롯한 주요국 증시가 신고점을 앞다퉈 돌파하고 있지만 유독 국내 증시만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의 기대 속에 공개된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한 가운데 금투세 논란에 이어 공매도 일부 재개 가능성까지 겹쳐 정책적으로 개미 투심을 위축시키는 모습이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권가에선 하반기 코스피가 3000선까지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 벤치마크 중 하나인 다우지수는 4만3.59에 마감했다. 16일 장중에 이어 전날 종가 기준으로도 1896년 다우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128년 만에 첫 4만선 돌파다.유럽 증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 600은 지난 15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프랑스 CAC 40, 영국 FTSE 100, 독일 DAX 지수도 최근 최고치를 기록했다.아시아 증시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지난해 28% 급등한 데 이어 올해 들어 16% 상승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시가총액의 30%를 차지하는 TSMC가 4월 매출 호조를 달성하자 장중가와 마감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반면 한국 증시는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17일까지 코스피는 2.6% 상승하며 17일 코스피 종가기준 2700선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 기록한 3300선 고지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지만 세제혜택 등 직접적 유인책이 빠진 가이드라인 발표로 시장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주주환원 행보 등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당초 밸류업 발표 시점에 비해 낮아지고 있다.
금투세 논란도 시장의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 금투세는 주식과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 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으로, 세율은 20~25%다. 원래 작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2025년으로 시행이 2년 유예된 상태다.
내년 금투세 도입이 예정된 상황에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은 조세 형평성을 위해서는 합의를 더 이상 미룰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금투세 도입 유무를 장담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민감해하는 공매도제도 역시 조만간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해 "개인적인 욕심이나 계획은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를 하는 것"이라면서 "기술적·제도적 미비점이 있더라도 이해관계자 의견을 들어 어떤 타임 프레임으로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상승세를 이어가는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의 횡보세가 길어지자 개미 투자자의 이탈 규모는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개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8조6146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7조4702억 원어치 미국 주식을 사들였다.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미국 증시로 동학개미의 자금 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본격화하면 하반기 코스피가 3000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시 향방은 미국의 금리 인하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3000포인트 이상으로 잡았다. 하나증권은 미 금리 인하 시 3100선까지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내에서 코스피와 동일하게 저평가 받고 있는 중국보다도 할인율이 높아진 상황으로 한국 증시의 투자매력이 커진 구간"이라며 "코스피는 하반기 중 3000선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