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라크, 비스마야신도시 공사재개 합의각서 체결101억달러 초대형 프로젝트…공사대금 8188억 미지급한화, 작년 10월 계약해지 통보…이라크 정권교체 변곡점 "이라크측 먼저 제안…MOA체결 말그대로 대화재개일 뿐"
  •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항공사진. ⓒ한화 건설부문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항공사진. ⓒ한화 건설부문
    ㈜한화 건설부문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비스마야 주택건설 사업재개를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 건설부문은 NIC와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재개 협의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공사대금이 101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지만 NIC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한화측이 지난해 10월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하지만 NIC가 지난해 11월 한화 건설부문에 면담을 제안하며 양측이 접촉했고 이번에는 이라크측 제안으로 양측은 MOA를 체결하게 됐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이라크측이 먼저 제안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도 "이번 MOA 체결은 말그대로 대화를 재개한다는 의미일 뿐 사업재개로 확대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2012년 한화건설(한화 건설부문 전신)이 수주한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은 2027년까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주택 10만가구와 사회기반시설 등을 지어 분당급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사업이다. 사업부지가 여의도 6배(18.3㎢) 크기며 완공시 60만명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수주이후 이슬람 극단주의단체(IS) 등이 창궐하면서 공사진행에 어려움을 겪은데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더뎌진 공사속도 탓에 사업착수 10년이 지났지만 공정률은 40%에 그치고 있다. 전체 10만여가구중 약 3만가구 주택이 완공돼 10만명가량이 입주해 살고 있다.

    여기에 NIC가 공사대금지급을 미루면서 한화는 정상적인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한화가 공사를 수행하고도 못 받은 미수금만 지난해 10월기준 8188억원에 달한다. 한화가 사업철수를 선언한 배경이다.

    상황은 이라크 정권교체에 따라 NIC CEO가 바뀌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이전 CEO는 그간 한화와 협상에서 고압적 태도로 일관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한화 건설부문은 이번 MOA 체결로 사업재개를 위한 조건 등을 이라크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수금지급 등이 최대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부문 관계자는 "대화가 재개된 만큼 모든 대화과정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