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력 갖춘 은행 불공정 마케팅 경쟁 주도 우려"불공정 행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선행 우선돼야"
  •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이하 협회)는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의 금산분리 제도개선을 앞두고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알뜰폰을 금융기관의 부수업무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에 결사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11일 성명문을 통해 "금융기관들이 거대 자본력을 경쟁의 수단으로 활용해 가입자를 빼가는 불공정한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알뜰폰 관련 제도에는 거대 금융기업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도매대가 이하의 파격적인 요금제를 출시하고 과도한 경품과 사은품을 지급하면서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의 가입자를 유인해 가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지난 13년간 힘겹게 알뜰폰 시장을 일궈온 기존 사업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할 뿐 대항할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더불어 금융위가 알뜰폰 사업을 금융의 부수업무로 지정할 경우 KB국민은행 뿐 아니라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여러 은행들이 우후죽순으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해 도매대가 이하의 출혈 요금제와 사은품 등 불공정 마케팅 경쟁을 주도할 우려가 있다.

    그 결과 알뜰폰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만으로 회사를 유지하는 대다수 중소 사업자들은 거대 금융기관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인한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회는 "더 큰 문제는 거대 금융기관의 시장 파괴적인 요금할인이나 사은품의 재원이 혁신을 통해 창출된 것이 아니라 서민들로부터 거둬들인 막대한 이자 수익에서 나온다는 점"이라며 "통신과 융합해 이용자 편익을 증진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는 보여주지 못한 채 막대한 이자 수익에 기반한 금융권의 과다 마케팅은 자본력이 부족한 기존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의 부실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융산업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모든 은행들이 알뜰폰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규제를 완화하려는 금융위에 금융기관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조직인지, 금융을 통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조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협회는 "전기통신사업법 제38조의 개정 및 알뜰폰 사업자의 장기적인 투자와 시장의 존립 자체를 어렵게 하는 도매제공의무 일몰 규정 폐지와 함께 금융기관들의 불공정한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먼저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업자 간 공정경쟁을 위한 제도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은 현 상태에서 금융기관들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불허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