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플랜트·신사업 전체매출 30%씩 고른 사업포폴 제시 전기차 충전사업 본격화…파일럿테스트 등 사전준비 완료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차 신공장 착공…샤힌프로젝트 수주 증권업계, 상장재추진 가능성 점쳐…"매출성장 괄목할만"
  •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현대엔지니어링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현대엔지니어링
    지난해 기업공개(IPO) 철회를 선언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 하고 있다. 동시에 본업에서도 대형프로젝트 2건을 진행하며 뚜렷한 실적을 나타낼 전망이다. 이에 투자은행(IB)업계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이 투트랙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IPO에 재도전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21일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중장기전략으로 비즈니스모델 고도화와 에너지·환경중심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제시했다.

    먼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중요성에 맞춰 글로벌 환경·에너지기업으로 도약을 노린다. 사내에서 신사업으로 점찍은 분야는 6가지다. 초소형모듈원자로(MMR) 사업을 포함해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이산화탄소 자원화 △자체 전력생산 △폐기물소각 및 매립 등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5년에는 10% 범위에서 유의미한 수준으로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기적으로는 주택·플랜트·신사업이 각각 전체 매출 30%씩을 차지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신사업 구상에 앞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와 사업성·타당성 등을 살펴보고 지속가능성 및 회사가 보유한 역량과 전문성을 고려해 충분한 사전검토가 이뤄진다"며 "이단계를 넘어서야 자체사업으로 추진할지, 협업을 통한 기술공유나 개발 등에 나설 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MR 및 청정수소 생산, 폐플라스틱 자원화 등에 대한 선제연구개발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폐기물 매립 및 소각, 태양광·해상풍력발전 등 다양한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사업기회 발굴을 통해 탄소중립실현에 이바지하는 글로벌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 수소 밸류체인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에 충실하면서 전기차 충전사업 본격화에 주력하고 있다. 건설사로서 축적된 시공경험과 건물 자산관리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충전인프라 구축사업을 담당해 그룹사와 안정적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그동안 전기차 충전사업 본격화를 위한 파일럿 테스트나 사업조직 정비 등 충분한 사전준비와 검증을 거쳤다"며 "이제 전기차 충전사업이 플랜트·주택·에너지분야 신사업 등과 더불어 균형 있는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전환이 건설업을 놓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신사업 진출을 통해 미래먹거리를 확보하는 한편 본업에서도 확실한 실적을 쌓을 계획이다.

    무엇보다 연내착공하는 현대차그룹 조지아주 미국공장과 에쓰오일 국내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 등 2건을 통해 매출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신사업 진출을 위한 대규모 유동성 확보 등 이익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55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신공장(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HMGMA)을 짓기로 하고 지난해 10월 착공식을 열었다. 이 공장은 1183만㎡에 연 30만대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실착공은 상반기내 진행될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간 미국 몽고메리·앨라배마 엔진공장을 2008년 지었고 조지아 기아차공장도 2009년 지은 경험이 있다. 또 2016년 멕시코 몬테레이 기아차공장, 2020년 기아차 인도공장을 지으면서 현대차그룹 해외공장건설을 도맡아왔다.

    또한 현대건설과 함께 지난해 11월 국내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인 아람코가 T2C2기술을 최초로 도입하는 프로젝트다. T2C2기술은 경제성 낮은 중유를 활용해 에틸렌·폴리에틸렌을 비롯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규모는 9조원이상으로 추정되며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패키지1·2를 함께 수행할 예정으로 매출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가파른 매출성장세를 주목할만하다"며 "샤힌 프로젝트와 현대차 미국공장 착공에 힘입어 올해도 매출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사우디 본토에서도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패키지 2개(45억달러) 수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확실한 본업과 친환경 신사업진출을 통해 실적을 높여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예고하면서 업계안팎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국내증시와 건설업계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흥행몰이에 실패했고 결국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 재추진 여부는 업계 분위기를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재도전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