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대장암 환자 재발·사망률 상관관계 규명4기 환자군에서 위험도 153% 대폭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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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을 진단받은 후 환경, 정신적 요인으로 시름이 큰 환자일수록 재발과 사망률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 김희철, 신정경 대장항문외과 교수, 암교육센터 조주희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대장암 진단 때 환자의 ‘디스트레스(Distress)’가 높으면 재발 및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21일 발표했다.

    수술 치료가 가능한 대장암 환자에서 진단 시 디스트레스와 재발 및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스트레스란 암과 그 치료로 인해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고통을 통칭하는 말이다. 암 진단시 우울, 불안과 함께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암환자의 약 40%가 심각한 디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2014년 7월부터 2021년 7월 사이 원발성 대장암을 진단받고, 근치적 수술까지 받은 환자 1362명을 대상으로 ‘진단 시 디스트레스와 재발 및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봤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에서 개발한 디스트레스 온도계와 체크 리스트를 이용해 환자들의 자기평가(Patient Reported Outcome, PRO)로 디스트레스 점수를 매겼다.

    연구팀은 디스트레스 점수에 따라 4점 미만이면 낮은 그룹, 4점부터 7점까지 높은 그룹, 8점 이상부터 매우 높은 그룹으로 나누고, 대장암의 무진행생존율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 대상자들의 평균 디스트레스 점수는 5.1점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가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 4점을 훌쩍 넘어섰다. 

    전체 환자의 61%가 디스트레스 수준이 ‘높음’에 해당됐고, 15%는 ‘매우 높음’으로 기록됐다. 환자 10명 중 7명(4점 이상 76%)은 암을 진단 받을 때부터 디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병의 재발이나 사망 건수를 종합했을 때 진단 시 디스트레스 유해성은 더욱 분명했다. 1000인년당 디스트레스 낮음 그룹은 재발 및 사망이 50건, 높음 그룹은 67.3건, 매우 높음 그룹은 81.3건으로 확인됐다. 

    진단 시 디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병의 재발이나 사망 위험도 덩달아 커진 셈인데, 낮음 그룹을 기준 삼아 상대적 위험도를 통계적으로 계산했을 때 높음 그룹은 28%, 매우 높음 그룹은 84% 더 높았다. 

    특히 대장암 4기처럼 병세가 깊은 경우에는 진단 시 디스트레스로 인한 위험도의 증가세도 더욱 가팔랐다. 병의 재발이나 사망 위험이 진단 시 디스트레스가 낮음 그룹 보다 높음 그룹은 26%, 매우 높음 그룹의 경우 153%로 대폭 상승했다.

    환자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건 병으로 인한 두려움, 슬픔, 걱정과 같은 감정적 요소 이외에도 보험, 돈, 일, 육아 등 암 치료 후 뒤따라올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주로 꼽혔다. 디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이러한 고통도 더욱 가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희철 교수는 “암 치료 성적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처음 암을 진단 받은 환자들은 암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하고 이것이 주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크다”면서 “진단시부터 병의 진단과 함께 환자들의 치료 환경이 얼마나 준비 되었는지 환자가 느끼는 디스트레스를 평가하고, 이를 치료 전에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수술 분야 국제 권위지인 ‘미국외과학회지(Annals of Surgery, IF = 13.787)’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