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사모펀드 다수 연합 움직임인삼공사 분할 주주제안 거부에 가처분 신청까지외국인 지분 44% 수준, 소액주주 규모 65.3%
  • KT&G의 주주총회가 행동주의 펀드의 파상공세에 치열한 표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사모펀드 한 곳이 아닌 다수 펀드의 연합형태까지 보이면서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가장 쟁점이 되는 KT&G 자회사 한국인삼공사의 주총 의안 상정이 법정으로 가면서 변수가 더욱 많아지게 됐다는 평가다. 

    27일 KT&G 등에 따르면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정기 주총에는 KT&G 이사회가 상정한 안건 외에도 주주제안으로 올라간 안건이 다수 상정될 전망이다.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제안한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 1만원, 정관 일부 변경, 사외이사 후보에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와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를 추천한 것이 대표적이다. 

    안다자산운용은 보통주 기존 사외이사 정원을 2인 더 확대해 총 4인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이수형 법무법인 메리트 변호사, 김도린 전 루이비통코리아 전무,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등이다. 안다자산운용은 1주당 7867원의 배당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중 일부 주주제안은 법정공방을 예고하는 중이다. KT&G 이사회가 적법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한국인삼공사 인적분리’, ‘자사주 매입’ 등의 주총 안건 상정을 거부하면서 FCP가 대전지방법원에 의안상정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 이 과정에서 FCP 측 펀드인 아그네스판도라셀렉트파트너스 외에 미국계 사모펀드 화이트박스 멀티스트래티지 파트너스, 판도라 셀렉트 파트너스 등도 이름을 올렸다. 

    지금까지 주로 특정 행동주의 펀드가 대규모 지분 매집으로 지배주주와 싸워왔다면 이번에는 KT&G에 복수의 주주가 연합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실제 FCP와 세부안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안다자산운용도 비슷한 요구를 KT&G에 전달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KT&G 지분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수의 펀드가 연합할 경우 주총 표대결을 낙관하기 힘들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KT&G의 현재 외국인 보유 지분은 44% 수준이다. 

    지배주주가 없는 KT&G 특성상 외국계 펀드의 연합이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KT&G는 기본적으로 1% 미만의 소액주주 지분율이 65.3%에 달하는 곳이다. 

    5% 이상 대주주로는 국민연금과 종소기업은행이 KT&G의 지분 각각 7.44%, 6.93%를 보유 중이다. 태생적으로 국민연금과 중소기업은행이 이례적으로 해외 행동주의 펀드에 동참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2대 주주인 투자자문사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kt&g First Eagle Investment Management, LLC)도 7.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방을 점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KT&G의 주총이 한국인삼공사 분할 의안이 상정될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분할계획서는 주총 참석 주주의 과반이 아닌 3분의 2이상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법원을 통과하더라도 주총 가결이 쉽지 않으리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가 가장 중점을 두고 강조해온 내용이 한국인삼공사의 분할인 만큼 의안상정 가처분이 어떻게 판단되는가에 주총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행동주의 펀드의 지분이 정확히 공개되지 않은 만큼 얼마나 의결권을 위임받을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